증권사 `무한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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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신설 증권사가 거래소에 회원사 자격을 부여받고 29일 본격 영업을 개시해 증권가는 61개 증권사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29일 최근 허가를 받은 신설증권사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틈새 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게 골자다. 특히 신규증권사들은 기존 증권사들도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IB사업은 물론 위탁매매에서도 법인영업이나 소수에 집중하는 틈새 영역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설 증권사 틈새 시장서 승부=기업은행이 출자한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화된 투자은행(IB) 업무를 강조하고 있다. 영업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IBK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처럼 위탁매매 같은 비슷비슷한 업무를 하는 증권사가 돼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화된 투자은행 업무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투자전문회사에서 종합증권사로 전환하는 KTB투자증권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3년내 아시아를 선도하는 IB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호바트 엡스타인 KTB 대표는 “베이징,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를 비롯해 최근 경영권을 인수한 태국 증권사 FES를 중심으로 해외 IB시장에서 50%의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브로커리지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고 위탁매매에서도 법인영업과 자산관리 등 특화된 부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IG손해보험의 100%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은 법인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는 LIG손해보험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설계사를 통해 펀드도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 사업기반을 빨리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토러스나 바로증권중개는 임직원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소수 알짜 위탁계좌를 중심으로 영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무한경쟁속 헤쳐갈 산 높아=무한경쟁에 발을 디딘 신설증권사를 맞는 분위기가 마냥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약세장이 신설 증권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증권사들조차 예탁 회전율이 떨어지며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 약세장에서 규모가 작은 증권사가 약세장을 버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존 고객마저 돈을 빼고 있는 실정에서 고객 예탁금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증권사들이 구축한 아성도 신설 증권사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경우 IPO, M&A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경험이 많지 않은 신설 증권사가 진입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은행공동망 이용도 신설 증권사엔 하나의 장벽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금융결제원이 최근 은행공동망 이용을 놓고 참가금을 산정 중인 가운데 소규모 증권사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참가금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돼 소형 증권사로선 쉽게 참가금을 낼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신설증권사들이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각자의 영역 지키기는 물론 기존 증권사들이 구축한 아성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