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주도권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특허 맞소송을 벌여오던 미국 HP와 대만 에이서가 마침내 화해의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그동안 양자간 진행해온 특허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9일(미국 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 밝혔다. 두 회사는 소송 취하를 담은 별도의 협약을 체결했으며 세부 보상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세 건의 소송과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낸 두 건의 제소 등이 모두 취하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간 소송은 지난해 3월 HP가 미국을 바탕으로 전세계 PC시장을 급속히 잠식해오는 에이서를 견제하기 위해 특허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에이서가 맞소송을 내고 게이트웨이·패커드벨 등을 인수, 덩치를 키워 HP에 도전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뉴스의 눈
전세계 PC시장의 리더로 부상한 HP와 신흥 강자 에이서 간 불꽃튀는 전쟁이 ‘소송 취하’로 일단락됐다.
관심을 끄는 것은 죽일 기세로 싸웠던 양자 간에 어떤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인가다.
두 회사는 지난 2년 간 전세계 PC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해왔던 이들이다. HP는 직접 주문 전화 방식으로 전세계 PC시장을 석권했던 델을 무너뜨리고 2007년 1분기 왕좌를 거머줬고 에이서는 레노버를 제치고 시장 3위로 등극했다. 에이서의 경우 미국 게이트웨이와 유럽 패커드벨까지 인수하면서 무섭게 세를 확대해왔다.
문제는 두 회사가 ‘특허’로 발목을 잡기에는 서로 잃는게 많다는 점. 더욱이 PC 분야 특허는 출원한 지가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 많고 업계가 서로 교차 라이선스를 통해 공용하는 상황이어서 독자성이나 침해에 따른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HP가 에이서를 상대로 낸 전력 관리 기술이나 에이서가 HP를 맞제소한 서버 및 주변기기 기술 역시 유사한 경우였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건은 결국 시장에서의 경쟁 문제. 두 회사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특허권에 대한 보상 및 상호 공유 이외에도 영업 일선에서 윈윈할 수 있는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소송 취하가 발표된 이후 이날 에이서의 주가는 전날 대비 1.2%가 떨어진 65.10타이완달러에 마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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