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6일 ‘코리아이노베이션데이2008’에서 ‘한국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성장모델을 위한 제언’이란 주제를 놓고 정부·학계·벤처캐피탈·IT기업·글로벌 기업의 역할을 조명하는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패널토의 참석자들은 한국이 차세대 IT 기술 선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SW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람직한 생태계 모델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대기업·중소기업에 한정된 상생 논의를 한단계 진전시켜 정부·학계·벤처캐피탈·글로벌기업과의 상생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참석자>
사회 :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
강병창 삼성종합기술원 전무
김명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
이전영 포스텍기술투자 대표
지석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산업진흥단장
최양희 한국정보과학회장, 서울대학교 교수
◇사회(김진형 KAIST 교수)=한편에서는 SW 산업이 붕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또 한편에서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SW산업 생태계의 현실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글로벌기업들이 바라보는 상생 측면에 대해 논의하고 바람직한 모델을 찾아보도록 하자.
◇송혜자(우암코퍼레이션 대표) = 중소SW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정부의 SW 정책 중 가장 잘 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40%가 분리발주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상생 현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에게는 상생은 시장을 말한다. 10억 원의 대기업 참여 제한은 국민 소득 1만 달러 시대 만들었던 정책이다. 3만 달러 시대에는 제한을 30∼50억원으로 높여서 중소기업이 공공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기술 개발부문에도 상생이 절실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했을 때, 사람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컴퓨터 사용방법이나 유저인터페이스(UI)를 개발하는 인력이 400명이 넘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술력은 좋지만 UI 같은 것은 매우 약하다. 정부와 학계가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UI를 개발하는 연구시설을 만드는 것 또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강병창(삼성종합기술원 전무)=삼성전자 R&D 인력 3만 명 중 절반이 SW 인력이다. 인도 등 해외에는 3000여 명에 달하는 개발인력이 있으며, 협력업체 5000여 명의 SW 인력이 함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SW 공급자이자 소비자다. 또한, PC 비즈니스에서 OS를 탑재하는 딜리버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떤 역할이든 SW 경쟁력이 제품 경쟁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공급받는 SW 기업이 1년 만에 문을 닫는다고 생각해보라. 엄청난 피해다. 같이 살 수 있는 모델이 매우 절박한 현실이다.
◇김명호(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MS 같은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다윗이 물리쳐야 하는 골리앗으로 볼것인가. 난장이와 함께 살아가는 거인으로 볼 것인가. 뉴턴은 저서에서 자기가 남보다 조금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거인에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S와 같은 글로벌기업들을 골리앗으로 보지 말고 지렛대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적재산, 혁신, 네트워크다. 중소기업들은 이 세 가지 사항을 글로벌 기업들과의 상생을 통해 보완해 갈 수 있다.
◇이전영(포스텍기술투자주식회사 대표)=제조업이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성장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도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자. 국내에서 성과를 거둔 다음에 해외로 나가서 잘되는 케이스를 잘 보지 못했다. 또한 중소기업은 기술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성공여부를 보여주려하지 말고, 비즈니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로드맵을 그리고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큰 조직과의 상생이다. 기획단계와 리스크 관리 등은 큰 조직과 연계할 때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극단적일 수 있지만, MS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러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면 비싸게 사주겠다’고 오픈마켓에 내놓는 것은 어떤가. 큰 기업이 중소기업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마켓 인텔리전스다.
◇사회= 정부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외국은 요람시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석구(한국SW진흥원 산업진흥단장)=상생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 창출 관점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신규 융복합 서비스 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제휴해 들어올 수 있도록 평가체제를 개선하고 있다. 물론 분리발주와 같이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영역도 개척하고 있다. 임베디드 SW 분야의 경우 협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은 인하우스나 용역을 통해 임베디드 SW를 개발한다. 전문SW기업들이 커 나갈 수 있는 기반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스템 기업인 대기업과 임베디드 SW 전문기업이 함께 제안하면 제작을 지원해 주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로세스 선진화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컨설팅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 벤더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화할 것이다.
◇최양희(한국정보과학회장)=한국 SW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두려면 생태계와 IT인력 양성이 절실하다고 한다. 생태계 조성 만큼이나 IT 인력 양성은 중요한 이슈다.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고 교육시스템과 체계를 이 기회에 바꿨으면 한다. 때에 따라서는 5년이 넘어야 학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기업친화적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IT 융합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IT 인력양성에서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이 있다. IT 융합이라는 것을 잘못 이해하면 IT는 지원하는 분야다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산업이 주가 되고 IT는 서포트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듣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사회=대표적인 상생 모델로 M&A가 떠오르고 있다. M&A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전영=장기적이냐, 단기적이냐 관점 차이인 것 같다. 협력회사 제품의 단가를 깎으면 단기적으로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 이미 우리나라는 인도나 다른 곳보다 급여가 6배가 비싸다. 그렇지만 창의적인 관점에서 보면 23배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임금 경쟁력보다는 창의력과 얼마나 빨리 기획할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해야 할 것이다.
◇사회 = 인도와의 FTA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첫번째가 IT 인력 유입에 대한 것이다. 인도 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와 컨설팅 하고 비즈니스 하는 것이 자유로워질 것이다. SW 산업의 지각변동이 또 예고되고 있다. 정부, 학계, 벤처캐피탈, 대중소기업, 글로벌 기업들의 상생모델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어느 동네에서 공동으로 관리하는 풀밭이 있는데, 소 배불리 먹이는데만 신경을 쓰면 결국 풀밭은 초토화될 것이다. 이처럼 스스로 절제하고 남을 배려하는 문화를 먼저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문보경기자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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