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위치한 하이마트,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LG전자 하이프라자가 대부분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곳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소비자에게 ‘선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 3대 전자전문 대리점이 가까운 곳에 함께 모여 있는 이유는 위치한 곳이 상권 요충지로 인해 집객력이 높기 때문이다.
◇“옆 가게 다녀오세요”=점포 입지는 상당한 통계학을 근거로 한다. 특히 생활용품이 아닌 전자제품은 상권 분석 없이 입점하게 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하이마트·디지털프라자·하이프라자의 대리점은 주요 전철역을 비롯한 대학 캠퍼스·오피스 빌딩·대규모 아파트단지 부근에 밀집해 있다. 이들은 도보로 최대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 손님 모시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하이프라자 대치점은 하이마트 대치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대치점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하이마트 압구정점과 하이프라자·디지털프라자도 각각 7분과 5분 거리에 있으며 사당점 하이마트와 디지털프라자·하이프라자도 각각 4분과 1분 거리에서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 염창동 사옥이 LG전자 하이프라자 염창점과 바로 이웃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대리점의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고객이 선택한 제품을 경쟁사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눈치작전’도 방불케 한다. 심지어 방문객은 판매직원에게 “옆 가게 다녀오세요”라는 말을 서슴치 않게 듣는다. 경쟁 대리점보다 더 싸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초창기 삼성·LG전자는 직영점을 오픈할 때 ‘하이마트 옆에 용지만 찾으면 무조건 들어간다’는 것이 입점 전략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유동인구·상권분석 등 3사 대리점의 입점 기준이 거의 비슷해 대리점이 근접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웃사촌=삼성전자·LG전자·하이마트는 상권의 규모와 소비자의 노출도,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이 쉬운 곳을 대리점 입점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3사의 대리점은 서로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거나 바로 옆 건물에 매장이 세워져 있다. 업계는 판매 경쟁이 심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대형 전자제품 대리점이 몰려 있다 보니 고객을 모으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의 대리점이 몰려 있어 TV 등 대형가전을 제외한 소형가전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며 “하지만 집객력이 높아지면서 방문객 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원 영통점은 하이마트와 하이프라자가 바로 옆에 붙어 있고 제주시의 하이마트 일도점과 하이프라자 이도점이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얼굴을 맞대고 있다. 대전 송촌점도 하이마트와 하이프라자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손님 끌기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광주 광산점 하이프라자와 디지털프라자도 월곡동 같은 지번에 포진해 있다. 경남 마산 디지털프라자 중리점과 내서 하이마트도 같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가 같이 모여 있는 곳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정보를 교환하는 등 상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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