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렇게 함께 앉아 있는, 당시 나의 결정을 믿고 따라와준 연구소와 업체 영웅들이 진정한 IT 리더입니다.”
서정욱 한국전자무역추진위원장은 1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4월 정기조찬회에서 ‘IT 리더들이 걸어온 길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를 통해 “군용통신장비물자 개발을 비롯, TDX와 CDMA 사업을 수행하기까지 매순간 힘든 결단을 내려야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서 위원장은 정보통신계의 입지적인 인물이다.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서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했고, 전자교환기(TDX) 혁명을 이끌었다. 마침내 90년대, CDMA 전쟁의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주역을 맡았다.
그는 ‘쉽지 않았다’는 말로 얘기를 끄집어 냈다. “70년대 ADD에 있을 때입니다.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맥을 활용해야 했고, 외교도 해야했습니다. 목표를 낮추면 발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군사 규격 및 표준 수준을 높였지요.”
서 위원장은 국내 정보통신기술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TDX 사업에 대해 언급했다. “TDX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외국교환기가 무혈입성해 자립의 꿈은 일장춘몽이 됐을 겁니다. KTA와 연구소·업체가 개발에 전념하기로 한 결정이 없었다면 상용화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는 CDMA 개발건에 대한 후일담도 공개했다. “TDX와 달리 CDMA는 기술이 알려진 적도 없거니와 개발에 성공해도 경쟁업체가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이런 리스크를 안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일을 추진했지요.”
서 위원장은 향후 국가간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보통신업체 다자간 구도에서 필요한 건 우리만의 경쟁력”이라며 “이는 멀리 내다보는 원시안으로 업계 흐름을 정확히 짚고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옳은 결단을 내리면, 작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뚝심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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