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우주선을 만들어 직접 쏘아 올리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9일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성공발사 축하연에서 예비우주인 고산씨(31)를 만났다. 고산씨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며 “이제는 유인 우주선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와 악수하는 동안 그의 악력이 2년 전보다 몇 배나 더 세지고,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이날 처음 가진 느낌이다. 다음의 고산씨와의 일문 일답.
―이소연에게 한 마디 해달라.
▲첫 번째 우주인으로서 가질 여러 임무 수행에 아주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동료로 충고한다면, 유명해지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소연씨는 잘 받아들이고, 잘 할 것이다.
―궤도비행, 국제우주정거장(ISS) 적응, 귀환 중 이소연씨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우주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힘들 것이다. 2∼3일간 우주멀미에 적응하고 나면 그렇게 힘들 일은 없다. 단지 발사 때 위험부담이 있고, 도킹이나 착륙 때 위험한데 소유스는 검증이 많이 돼 안전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킹 때는 일단 가까이 가는 것이니 어떤 때에는 자동시스템을 수동으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지금 프로그레스라는 화물 우주선을 자동으로 하다가 충돌한 적이 있었다. 쉽지만은 않다. 일단은 모두 자동으로 갈 것이다.
―임무통제센터(MCC)와 ISS 간 통신은 어떻게 이뤄지나.
▲MCC는 모스크바와 휴스턴 두 군데 있다. ISS가 러시아 상공을 지날 때는 전 구역에 걸쳐 9개 정도의 대형 안테나가 설치돼 있어 정보를 전달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인공위성을 통해 휴스턴으로 갔다가 모스크바로 전송된다.
―첫날 과학실험 임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려운 실험은 없다. 우주에서 실험한다는 것이 실패를 최대한 배제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간단하게 제작된다. 우주인들이 최소한의 동작만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동작이 많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나라 실험도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결과 좋게 나올 것이다.
―밥먹을 때, 씻을 때, 글씨 쓸 때 등 훈련 중 재미있는 것은?
▲그런 훈련은 받지 않는다. 화장실 훈련은 받는다. 특별한 것은 없고, 장비 사용방법, 물 받아서 데워 먹는 것 등을 훈련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훈련받았으니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 유인 우주사업을 계속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우주인으로서 계속 훈련 받으면 좋겠고, 일단 항우연 연구원으로서 일을 할 것이다. 달탐사 때 로봇연구나 시각처리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인 훈련 하면서 내면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나.
▲별을 보면 아찔하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 이제는 별이 아니고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느낀다. 그런 측면에서 우주선과 우주인이 조준을 잘못하면 다른 별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 변수가 두렵기도 하다. 별이 그저 반짝이는 물체가 아니라 인간이 갈 수 있고, 또 이곳을 가는 우주인의 마음은 과연 어떨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게 내가 우주인 훈련을 하면서 바뀐 부분인 것 같다.
―꿈은 무엇인가.
▲유인 우주선을 직접 만들어 쏘아 올리는 것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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