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휴대폰 신대륙으로 부상

 ‘휴대폰 시장= 미국, 유럽’이라는 등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아시아의 신흥 강국 중국, 인도가 미국과 함께 세계 이동통신시장 톱3 반열에 오른 지 불과 5년도 못 돼 이번에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또다른 휴대폰 신대륙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등 주요 국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동통신시장이 매년 100% 이상 폭발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남아메리카 휴대폰 시장 역시 브라질, 칠레 등을 선두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전세계 휴대폰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이 가운데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두 나라가 최근 잇따라 휴대폰 시장을 개방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업체로선 넓어진 세계시장으로 사업 확대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쿠바, 휴대폰 시장 자유화= 남아메리카의 공산국가 쿠바가 그동안 꼭꼭 닫혀 있던 빗장을 드디어 풀었다. 지난 2월 형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달 말 민간인들의 휴대폰 구입 자유화를 선언한 것. 카스트로 신임 의장은 휴대폰 뿐 아니라 TV·컴퓨터·비디오·압력솥 등 일부 가전제품을 민간인이 소유하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그동안 쿠바에서는 일부 고위층을 제외하고는 휴대폰을 소지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왔으며 공공장소에서 통화를 하다 경찰에 적발될 경우 현행범으로 처벌을 받았다. 민간인들이 암시장에서 몰래 휴대폰을 구입한 후 외국인이나 공산당원 명의로 불법 개통해 사용하는 일이 만연했다. 이번 휴대폰 자유화 조치에 따라, 앞으로 일반 국민들도 국영 통신회사인 ETECSA의 이동통신서비스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단, 선불제 서비스에 가입하고 쿠바 화폐가 아닌 외화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30일 워싱턴포스트는 휴대폰 가입 해금 소식이 알려진 첫날인 지난달 28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휴대폰 상점에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전했다.

◇케냐 사파리닷컴, 아프리카 사상 최대 기업공개 ‘눈앞’= 케냐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사파리컴(Safaricom)이 상장을 위해 정부 몫의 지분 25%를 시장에 내놓는다고 BBC,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사파리컴은 영국 보다폰과 케냐 정부가 40:6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GSM과 GPRS·EDGE·3G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주식 발행 규모는 총 500억 실링 약 7억5000만달러(750억원)로 아프리카 증시 사상 최대다.

이같은 대규모 주식 공개를 추진한 것은 아프리카가 최근 몇년 간 휴대폰 시장에서 보여준 저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프리카는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1달러 이하임에도 휴대폰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20% 가까운 1억3000만명 이상에 달하며 2010년에는 아프리카 이동전화 사용 인구가 2억명으로 늘어나 보급률이 2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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