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 구글의 현직 부사장이 페이스북이라는 소셜네트워킹사이트 벤처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은 지난해 미 전체기업 중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한 굴지의 회사고 페이스북은 아직 기업공개조차 하지 않은 미상장업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중역이 하루아침에 중소기업 임원이 된 셈이다. 수직이동이 드문 우리 기업들의 인력 구조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은 다르다. 지금 구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가 유명 네트워크장비업체 노벨 CEO에서 물러나 2001년 합류했을 당시 구글은 수익도 못 내는 신출내기 벤처에 불과했다. 2004년 나스닥 상장 후 구글 주가가 8배 넘게 폭등하면서 슈미트 회장의 ‘모험’은 결국 대성공으로 판가름났다. 임원들뿐 아니라 스톡옵션으로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된 수백명의 초창기 구글 직원들도 자신이 직접 벤처를 설립하거나 유망 벤처에 자금을 대는 엔젤 투자가로 변신했다. 실리콘밸리는 모험에 나선 벤처기업과 모험에 성공한 후 재투자를 하는 스타기업의 선순환 고리가 생태계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짧은 역사임에도 90년대 후반 탄생한 1세대 인터넷 벤처 중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 당시 20∼30대 젊은 나이에 돈방석에 오른 일부 벤처인들이 주식을 판 돈으로 이민을 가 특별한 생업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들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토막잠을 자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인생역전’을 이룬 그들에게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보다는 돈은 원 없이 벌었으니 이번엔 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벤처를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환경을 우리는 왜 만들 수 없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구호로 건 새 정부의 다짐이 부디 헛되지 않길 기대해 본다.
조윤아기자<국제부>@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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