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중소기업의 R&D 지원

Photo Image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중소기업지원 육성 의지가 각계에서 발표되고 있다. 4만여 중소기업 육성, 1000억원 이상 혁신형 중소 벤처기업 500개 육성 5개년 계획, 2조원의 연구개발(R&D) 자금, 20조∼30조원의 중소기업재단 설립 등 다양하다. 중소기업은 다양한 산업구조 속에 분포돼 있는 개미군단으로 산업전선의 최첨단 병력이다. 이 병력이 잘 무장돼 있고 전투의지가 왕성해야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중소기업이 핵심기술 혹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을 때 국가의 경쟁력도 자연스레 향상될 것이다.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기술개발 애로 사항은 무엇보다 장기간 투입해야 할 자금 부족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다. 다행히 정부에서 2조원의 R&D 자금 지원 등 다양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어 대단히 고무적이다. 개발자금 지원은 적어도 3∼5년간 소수 정예로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자금 지원의 엄격한 조건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정은 R&D 자체를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기술개발 대상과 시장성이 확실하면 신속하고도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R&D도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또 기술개발 위험분담 차원에서 개발업체도 총 소요자금의 50% 정도는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자칫 정부지원 자금이 항간에서 얘기하는 ‘눈 먼’ 자금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업무를 수행할 고급 기술자 확보는 자금보다 더 어려운 문제다. 대다수 고급인력이 정부출연연구소·대학교·대기업으로 유입되는 현실에서 중소기업이 석·박사급 인력을 고용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원천기술개발 전문성과 인력문제를 감안할 때 기술과 고급 두뇌의 집합체인 정부출연연구소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혁신기술, 신제품 개발 같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과거에도 중소기업 지원 또는 기술 전수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기초연구 또는 선행기술개발 단계에서 기술이전이 되기 때문에 실용개발 단계에서 공정개발·제품설계·초도 생산과 판매 등 중소제조업체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정이 많았다. 따라서 기술개발과 시장이 함께 연결되는 일체형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출연연구소가 중소기업을 위해 혁신기술 또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 확률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많다. 그러나 실패가 두려워서 회피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후퇴시킬 뿐이다. 도전과 응전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2조원 투입해서 연간 50∼100개의 중소기업이 혁신기술 혹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 한다면 대성공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늘의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발전해가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경제발전과 사회 안정 구축에도 필수적이다. 오늘날 우리 경제는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커 대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와 국민이 함께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의 생성이 활발한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대기업이 무너져도, 테러에 의해서 세계무역센터가 파괴돼도 꿈적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인가. 파괴된 건물은 다시 건설하면 되고 잘못된 대기업은 구글·유튜브 같은 신생기업이 그 자리를 메워주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도 하루빨리 중견·대기업으로 성장, 사회 안정 구축에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봉훈/노바트로닉쓰 회장 bhlee@novatronix.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