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달의 여신`달에 보내···우주강국 자부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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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6시 5분(중국시각), 중국의 달 탐사 위성인 ‘창어 1호’가 탑재로켓인 ‘창쩡3호 갑’에 실려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되는 순간 중국 대륙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창어 1호’는 이륙 2분 후인 오후 6시 7분 1단계 로켓분리에 성공한 데 이어 발사 33분 만에 2단계와 3단계 로켓분리를 거쳐 지구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중국 고대 전설에는 불사약을 먹고 달로 간 후 신선이 된 아내 ‘창어’를 그리워하는 남편(호우이) 얘기가 나온다. 중국은 위성의 이름을 달로 간 여신의 이름을 따서 ‘창어 1호’라고 명명했는데, 중국인들은 이날 전설 속의 남편 호우이의 오랜 그리움과 꿈이 실현됐다고 환호했다.

◇중국, 마침내 달에 가다

수명 1년으로 설계된 ‘창어 1호’는 먼저 지구궤도에서 3차례의 궤도 수정을 하면서 점차 가속, 일주일 만인 10월 31일 지구-달 전이궤도에 진입했고 11월 7일 마침내 달 표면에서 200㎞ 떨어진 원형궤도에 진입했다.

11월 26일, 중국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 산하의 국가항천국(우주국)은 ‘창어 1호’의 CCD입체카메라가 찍어 전송한 첫 번째 달 지면영상을 발표했다. 또 12월 11일, 국가항천국은 달 뒷면 일부지역 사진 2장을 공개했다.

12월 12일, ‘중국 첫 달 탐사 성공 경축 기념회’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연설을 통해 중국 첫 달 탐사공정의 성공을 위해 공헌한 과학기술자들, 군 지휘관들, 중국의 우주사업 발전을 위해 헌신한 모든 사람에게 축하와 감사를 표했다.

‘창어 1호’는 네 가지의 과학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우선 달의 입체적 형상을 고화질로 촬영하는 것이다. 둘째, X레이를 통해 달 표면의 14가지 원소를 탐측하는 것이다. 셋째, 달 표면의 두께와 헬륨3에 대한 탐측이다. 넷째, 40만㎞ 사이의 우주공간환경을 측정하는 것이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크게 ‘달 선회’ ‘달 착륙’ ‘지구로의 회항’ 3가지 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금번의 1단계 ‘달 선회’는 1년간 추진된다.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는 지난달 7일, ‘달 착륙’의 2단계(달에 착륙할 월면이동차 발사) 이행 계획이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어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2년 달 착륙선을 발사하고, 2017년에는 달 왕복선을 발사, 달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한 후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내년에는 두 번째 달 탐사위성인 ‘창어 2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중국 달 탐사 위성 설계와 지휘의 총책임자인 예 페이젠 중국과학원 박사는 21일 중국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예 박사는 “창어 1호는 비행고도가 달 상공 200㎞ 지점이지만 창어 2호는 달 상공 100㎞ 궤도를 순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주강국이 건국 이래 최대 과제

물론 이러한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1994년부터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달 탐사의 실행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4년, 중국 국무원은 달 탐사 프로젝트안을 정식으로 비준했다. 그리고 이듬해 12월, 위성 설계가 심의에 통과됨으로써 정식 제작단계에 착수했고, 마침내 2007년 10월 24일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사실 중국의 위성발사 프로젝트는 1949년 신중국 설립 이후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추진해온 국가적 사업 중 하나다. 지금까지 중국의 우주개발은 △지구궤도 인공위성 발사 △유인우주선 발사 △달 탐사 위성 발사의 3단계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1956년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수소탄·인공위성)’의 구호를 제기해 1960∼1970년대 이후 큰 성과를 이뤘다. 1970년 4월, 통신위성인 ‘동방홍 1호’ 발사 이후에는 관측·기상·과학위성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위성을 제작·발사·운용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과 2005년에는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와 ‘선저우 6호’를 발사하고 우주인을 성공적으로 귀환시킴으로써 중국의 우주과학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달했음을 입증한 바 있다.

 베이징(중국)=신준호

 주중화인민공화국대사관 과학관 (junho6881@naver.com)

◆ ‘창어 1호’ 위성 개요

- 무게/몸체/설계수명 : 2.35톤 / 2000×1720×2200㎜ / 1년

- 자세균형 방식 : 전체 몸체 제로 모멘텀, 반작용휠제어, 3축 자세균형

- 비행속도 : 초당 11.2㎞로 설계(조절 가능)

- 장착 장비 : 태양세일보드, 전송안테나, 자외선센서(세계적으로 달 탐사에 최초로 이용)

- 측정용 8가지 설비 : ①CCD입체카메라 ②레이저고도계 ③X선분광계 ④감마선분광계 ⑤간섭이미지분광계 ⑥마이크로파측정기 ⑦고성능입자측정기 ⑧태양풍이온측정기

- 베이징 미윈과 윈난성 쿤밍에 각각 50m와 40m의 수신안테나 설치

- 제작 및 발사 소요예산 : 10억∼14억위안

▲창어 1호에는 어떤 기술이 쓰였나… 창어 1호의 과학기술적 성과

중국은 자체기술로 연구·제작한 ‘창어 1호’의 성공적 발사를 통해 중국의 과학기술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했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또 이번 성공은 중국 달 탐사프로젝트의 중요한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중국은 ‘창어 1호’의 개발과정에서 독자적인 과학기술적 성과를 거뒀다. 우선 3밴드 빔안테나 사용이다. 빔안테나 시스템의 분포 설계 등의 기술난제를 해결함으로써 ‘창어 1호’와 40만㎞ 떨어진 지구 간 데이터 및 관측신호의 전송을 가능하게 했다. 둘째는 달 탐사용 자외선센서의 사용이다. 중국은 달 탐사용 자외선센서의 광학시스템 개발과정에서 3대 문제(광학소재의 재료선택 문제, 화각 및 해상도 제고 문제, 고강도·저중량 유지 문제)를 해결했다. 셋째는 달 탐사 위성궤도의 설계다. 중국은 궤도 설계과정에서 제반 제한적 조건하에서 비행연료 소모가 가장 적고 발사와 궤도수정과정에서 위험성이 가장 작은 궤도를 설계해 냈다.

 그 외에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파 복사를 이용해 달 표면 토양의 두께를 측정하고, 위성 탑재체 열제어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감마선 스펙트럼 분광기를 이용한 광물 분석을 통해 어느 방사선이 달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창어 1호’의 성공적 발사를 통해 거대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적합한 과학적 관리 모델과 방식을 획득했고, 수준 높은 우주과학기술 인재를 배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불붙는 우주개발 경쟁... 우리나라의 현주소

최근 미국, 일본, 러시아, 유럽, 인도 등 주요 국가는 달·화성탐사계획 발표 등을 통해 우주기술 개발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달 탐사에 나서는 이유는 달에 천문관측기지를 설립한다거나 장기거류기지를 구축하고 달을 ‘천연 우주정거장’으로 활용해 우주탐사를 진행하는 등의 과학적 목적 외에도 달이 ‘자원의 비축 창고’기 때문이다.

달 표면에는 티타늄 철광, 우라늄, 희토류, 칼륨 등 외에도 동위원소 ‘헬륨3’이 함유돼 있는데, ‘헬륨3’은 핵융합 발전용 연료로서 100톤의 ‘헬륨3’으로 전 세계 1년간의 전력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아폴로’와 ‘루나호’ 탐사선의 실제 탐사를 통해 달 토양 중 ‘헬륨3’의 총량은 100만∼5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착실히 기초를 닦아 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의 첫 우주인이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하게 된다. 오는 12월에는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기술로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역시 우리 발사체인 소형위성발사체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07년 11월,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 국가우주위원회 산하의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는 2020년까지 달 탐사 위성1호(궤도선)를, 2025년까지 달 탐사 위성2호(착륙선)를 개발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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