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초라한 `HD DVD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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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인하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한때 차세대 DVD 시장에서 블루레이와 치열한 승부를 겨루던 HD DVD 진영이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인포메이션위크를 비롯한 주요 IT소식지들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HD DVD 진영이 관련 상품 가격을 일제히 내리며 마지막 반전을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콘솔 게임기 X박스에 장착하는 HD DVD 플레이어의 소비자 가격을 180달러에서 130달러로 50달러 내렸다. 2월까지는 HD DVD 타이틀 5종도 무료 증정한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가격이 여전히 400달러를 웃돌고 있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 제품은 가전 매장 베스트바이에서 10달러 추가 인하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아마존에서는 하루 동안이지만 79달러의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아마존은 최근 150종의 HD DVD 타이틀 가격도 50% 인하했다. 대부분의 HD DVD 타이틀을 일반 DVD와 비슷한 15달러에 구입할 수 있고 40달러에 판매되던 인기작 트랜스포머도 2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HD DVD 진영의 행보는 좀체 늘지 않는 판매량을 촉진하려는 고육지책이다. 가뜩이나 힘겨운 싸움에 지난달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까지 블루레이 진영의 손을 들어주면서 궁지에 몰렸다.

 닐슨 비디오스캔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 미국 시장에서 HD DVD 플레이어는 고작 1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82%를 점유한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완패했다.

 가격 인하 승부수가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140달러로 가격을 대폭 인하해 판매한 도시바의 HD-A3 HD DVD 플레이어가 지난주 월마트 온라인 상점에서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X박스용 HD DVD 플레이어 가격 인하를 전하는 소식에는 ‘너무 늦은 조치’ ‘HD DVD는 이미 죽었다’와 같은 댓글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기능적으로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초기 차세대 DVD 시장에서 ‘가격 부담없이 즐기는’ HD DVD의 자리도 분명히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