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앙은행은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미국중앙은행은 21일 밤 긴급 FOMC 전화화상회의를 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경제의 침체위기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4.25%에서 3.50%로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재할인율은 4.75%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미국중앙은행이 금리를 0.7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은 미국경제가 극도로 침체됐던 198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연방기금 금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본격적으로 초래했던 작년 9월 이후 4차례 걸쳐 모두 1.75% 포인트가 인하돼 2005년 9월 3.75%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시중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할인율을 4.75%에서 0.75%포인트 내려 4.0%로 하향 조정했다.
FOMC는 긴급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성명서를 통해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여건은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하강의 위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점점 악화돼 왔다"고 밝혔다.
FOMC는 "고용시장이 불안해지고 주택시장 위축이 점점 더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경제성장이 상당히 둔화될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FOMC는 또 "경제전망에 금융시장과 다른 진전상황들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신용경색과 경제침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과 30일로 예정된 이번 달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금리가 0.25%∼0.50%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서 "이번 조치로 FOMC가 인하를 마무리했다고 해석하면 안된다"며 "우리는 이번 달 FOMC 정례회의와 올 봄에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현재 금리가 오는 9월까지 2% 수준으로 내려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FOMC의 통화정책을 예측하는 경제전문가들인 `페드 워처(Fed Watcher)`들은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FOMC가 오는 4월까지 금리를 0.75%포인트 내려 2.75%까지 낮출 수 가능성은 있지만 또 다른 경제불안에 대비해 금리인하의 여지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에 그 이하로는 내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캐나다 중앙은행이 미국중앙은행에 이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4.0%로 하향조정했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도 금리인하 조치를 잇따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영국 소재 USB AG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미트 카라는 블룸버그 통신에서 "유럽과 영국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신속하게 그리고 더 많이 해야 할 위험을 높인 것"이라면서 올해 영국중앙은행은 네 차례, ECB는 두 차례 걸쳐 금리를 각각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중앙은행이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의회와 행정부도 세금환급 등 경기부양책을 신속하게 합의해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이날 미 상공회의소에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경제성장을 위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을 비롯한 민주 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기로 돼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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