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전자책·MP3플레이어 등 휴대 단말기의 개념을 뒤엎을 ‘꿈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마침내 양산에 들어갔다.
12일 네덜란드 폴리머비전은 영국 사우샘프턴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공장을 완공하고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본·미국 등이 미래 시장을 겨냥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열을 내고 있지만 둘둘 말 수 있을 정도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건 이 업체가 처음이다.
구이도 아엘버스 폴리머비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업계 표준 반도체 설비를 이용, 효율이 높은 두루말이(rollable)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쓰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LCD·OLED 등 기존 디스플레이들은 제품 크기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품이었다.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를 작게 만들고 싶어도 디스플레이 자체 크기 때문에 소형화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폴리머비전이 개발한 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접거나 둘둘 말 수 있어 이런 한계를 완전히 없앴다.
실제로 폴리머비전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최초의 상용 제품(모델명 레디우스·사진)을 살펴보면, 휴대폰과 유사한 사이즈에 두루마리 휴지를 풀 듯 본체를 옆으로 펼치면 큼직한 5인치 화면이 나타난다.
폴리머비전의 이번 디스플레이 양산은 앞으로 완성품 제조 업체에 전혀 새로운 휴대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연 동시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컬러가 아닌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폴리머비전의 디스플레이에는 책을 읽는 것과 같이 편안한 가독을 지원하는 전자잉크 기술이 채택돼 책과 신문 등 텍스트를 보는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 서비스와 접목되면 그 영향이 배가 될 수 있다.
폴리머비전은 휴대폰 업체들을 상대로 디스플레이를 판매할 계획이며 자체 개발한 상용 제품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이도 아엘버스 COO는 “경쟁사보다 최소 1년 정도 기술적으로 앞선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양산 규모나 가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폴리머비전은 필립스에서 분사한 회사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구부리거나 접거나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총칭하는 단어다.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액정을 감싸고 있는 유리 대신 기판을 플라스틱 필름으로 대체, 접고 펼 수 있는 유연성을 강조했다.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충격에도 강해 시계와 같은 생활용품과 모바일 기기 등에 우선 적용이 예상된다.
◆레디우스 주요 특징
크기 100㎜ x 55.6㎜ x 21㎜
무게 150g
화면 크기 5인치(128mm), 4 대 3 비율
해상도 QVGA
콘트라스트 10 대 1
통신 3세대 이동통신, USB
저장용량 4GB
<자료:폴리머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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