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심화, 유가상승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인 5%로 유지했다.
연구소는 다만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소비부진으로 이어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1% 미만으로 둔화한다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4.8%)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 라운지에서 정구현 소장과 홍순영 거시경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8년 경제전망 관련 오찬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우리 경제는 지난 1.4분기를 저점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확대되고 미국경기의 둔화폭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국내외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인데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는 등 유가불안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서브프라임 부실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미국경제의 하강세는 확인하기 힘들고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데다 미국경제와 신흥국가들간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수출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 9월 예상했던 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는 내년 1.4분기 경기정점에 도달한 뒤 점차 하락해 성장률이 상반기 5.2%, 하반기 4.6%로 상고하저의 모양새를 띌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하지만 미국경제가 1% 미만의 성장을 하거나 유가불안 등 위험요인들과 맞물릴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4.8%)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의 증가세가 상반기까지 지속돼 상반기 4.7%, 하반기 4.3% 증가할 것으로 봤으며 설비투자는 상승기조는 유지되지만 전년의 높은 증가율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반기 6.3%, 하반기 7.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상반기에는 1.1% 증가하는 데 그쳐 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공공건설이 확대되고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내수경기에 시차를 두고 회복되면서 4.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수출은 세계경기의 감속성장과 달러약세, 고유가 등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상.하반기 각각 11.2%, 10.9%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물가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3.1%, 하반기 2.9%로, 연간 3%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일자리 창출은 31만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상수지는 상반기 23억 달러, 하반기 6억달러 등 모두 29억 달러 적자를 내고,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915원, 하반기 905원으로 하반기 들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연구소는 "내년중 우리 경제는 5% 성장이 예상되지만 경기둔화 가능성은 당초 예상보다 오히려 상승했다"면서 "내년 거시정책은 중립적으로 운영하되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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