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미 이동통신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무선인터넷 망을 개방하기로 했다.
28일 뉴욕타임스·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버라이즌이 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종류의 휴대폰과 소프트웨어를 자사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즉, 버라이즌 대리점에서 팔지 않는 휴대폰으로도 요금만 내면 버라이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무선인터넷 애플리케이션도 가입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깔 수 있다.
로웰 맥아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CEO는 “이번 결정은 이동통신 산업을 바꿔놓을 중대한 변화”라며 “무선인터넷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가입자가 원하는 서비스도 제각각이어서 한정된 포트폴리오로는 고객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망 개방 이유를 설명했다.
버라이즌은 내년 1분기 중으로 휴대폰·소프트웨어 업체들과 만나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논의하고 요금이나 세부 규정 등을 향후 결정하기로 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뉴스의 눈
미 이동통신 2위 업체 버라이즌의 망 개방 결정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주도권이 사업자에서 가입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단적인 사건이다. 지금까지 통신사업자들은 자사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에서 타 사업자와 호환되지 않는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따라서, 가입자가 무선인터넷으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지는 전적으로 통신사업자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사업자가 이동통신망을 개방하면 가입자는 종류에 제한없이 원하는 휴대폰을 구입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유선인터넷에서처럼 PC 기종이나 인터넷서비스 업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1위 업체 AT&T나 스프린트넥스텔 등 경쟁업체들은 아직 분명한 방침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머잖아 망 개방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AT&T는 지난 6월 아이폰을 AT&T 서비스 전용으로 독점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커들이 단말기를 개통하지 않은 채 와이파이(WiFi)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통에 적잖은 홍역을 치러야 했다. 구글도 최근 ‘오픈핸드세트얼라이언스(OHA)’를 결성하고 유선인터넷처럼 개방, 표준화된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구글·e베이 등 인터넷 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내년 1월 경매에 부치는 700㎒ 주파수의 입찰 조건에 망 개방 의무화를 명시하기도 했다. 당시, 버라이즌은 AT&T와 함께 FCC의 조치에 반발해 법원에 FCC를 제소하기까지 했지만 지난달 소를 취하한데 이어 이번엔 180°태도를 바꿔 망 개방 방침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맥아덤 CEO는 망 개방 결정이 “FCC의 주파수 경매 조건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어쨌든 내년 경매에서 AT&T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버라이즌의 망 개방이 당장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업체에 득이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CDMA서비스를 제공해 온 버라이즌은 그동안 국내 업체의 단골 고객이었지만 단말기 선택권이 가입자에게 넘어가면 모든 휴대폰 업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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