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수 엑스포에 IT강국 위상 다시한번 보여주자

 오랜만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어제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제142차 총회 결선투표에서 여수가 77표를 얻어 63표에 그친 모로코를 누르고 개최지로 결정됐다. 10년간의 재도전 끝에 여수가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지난 500여일간 여수시민은 물론이고 정부와 재계가 총력으로 힘을 합친 결과다.

 지난해 5월 세계엑스포 유치 신청을 한 뒤 정부와 재계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지난해 11월 미주지역 유치단 파견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6차례에 걸쳐 110개 BIE 회원국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비행한 거리만 해도 무려 지구의 42바퀴나 된다. IT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 세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여수 유치를 도왔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김종은 LG전자 유럽본부 사장 등이 파리에 집결한 것도 엑스포 유치를 향한 IT인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우리가 이처럼 여수 엑스포 유치를 염원한 것은 엑스포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엑스포는 ‘사회·경제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오는 2010년 5월 개막할 여수 세계엑스포도 생산유발 효과가 10조원에 달하며 이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이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창출도 9만여명에 달하고 관광객 수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의 두 배인 800만명 정도가 몰릴 전망이다. 이미 미국을 위시해 프랑스·일본 같은 선진국은 하나같이 세계엑스포를 여러 차례 유치하며 국부를 키웠다. 첨단과학과 기술 경연장인 동시에 한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엑스포는 선망의 대상이다. 일본이 대표적 예다. 아시아 최초 박람회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90년 오사카 박람회는 60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들었는데 당시 일본은 이 박람회를 이용해 하이테크 산업을 집중 소개, 오늘날의 기술 강국 기틀을 튼튼히 다졌다. 오사카보다 앞서 85년 스쿠바에서 열린 과학기술박람회도 일본의 첨단 과학과 기술을 전 세계에 널리는 한편 과학기술 육성의 좋은 발판이 됐다.

 우리도 여수 세계박람회에 과학과 IT를 적극 접목해 국운을 한 단계 상승시켜야 한다. 모바일·유비쿼터스 등은 우리가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이미 경험도 있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치러진 APEC 정상회담 때 우리가 보여준 첨단 IT쇼에 아·태 정상들은 하나같이 찬사를 보냈다. 모든 공간이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기술을 159만㎡에 달하는 여수 세계박람회에 도입, 여수 박람회 전체를 거대한 유비쿼터스 공간으로 만들면 세계박람회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4년 반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도 확충해야 하고 특별법과 조직위원회도 서둘러 구성해야 한다. 그동안 들여온 노력과 열정을 다잡아 여수 세계엑스포에 다시 한 번 IT강국 코리아의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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