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자체 제품 개발 `고민`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들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매출과 수익 확보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지만 팹리스처럼 자체 제품 개발로 승부를 걸기엔 고객사들의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디자인하우스란 고객사들이 원하는 대로 반도체를 설계해주는 일종의 서비스업이다. 디자인하우스가 자체 제품 개발에 메달리는게 고객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디자인하우스들이 자체 제품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미세공정이 진전되면서 수주 건수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동한 다윈텍 마케팅 담당 이사는 “과거 0.18미크론이나 0.13미크론 공정기술과 90나노, 65나노는 반도체 설계의 개념과 비용 규모가 현격히 달라 규모가 작은 디자인하우스가 프로젝트를 해내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디자인하우스들은 “매출 확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고객사들은 “고객사의 반도체 기술과 제품 정보가 활용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

이런 탓에 일부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들은 자체 제품을 만들면서도 이를 밝히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디자인하우스인 A사는 자사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사고 발생시 전후 5분의 영상을 저장하는 기기를 개발했지만, 이런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A사 사장은 “다른 업체를 통해 그 회사 이름으로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디자인하우스인 우리가 이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디자인하우스 사업에도 자체 제품 개발 사업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래 저래 어려운 디자인하우스들은 일찍이 팹리스 사업에 진출한 업체들이 부럽기만 하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디자인하우스 업무에 충실해 오다 자체 제품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현재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TV용 칩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아이엔씨테크놀로지도 자체 반도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으며, 상화마이크로텍과 다우엑실리콘 등도 마찬가지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