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IT자회사 잇따라 설립

 대형병원 등 의료기관이 부대 사업 일환으로 의료정보 사업 진출을 적극 꾀하고 있다.

 21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의료기관의 의료정보시스템 사업 허가를 골자로 한 의료법 시행령(대통령령 제 20031호) 공포이후 따라 길병원·가톨릭성모병원·경희대병원 등 대형의료기관이 의료정보사업에 잇따라 진출키로 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의료기관은 특히 의료정보 사업 전담 회사를 설립하거나 혹은 정부 주도의 헬스케어 개발 사업에 참여, 전자의무기록(EMR)·주문자처방전송시스템(O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등 의료정보 사업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병원들 의료정보 사업에 ‘눈독’=그동안 의료 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부대 사업을 벌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으로 의료업 수행에 수반되는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운영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 시행령이 지난 4월말 시행했다.

 의료 기관의 의료정보 시스템 시장 진출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곳에 분원을 가진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정보시스템 시장 진출을 준비하거나 혹은 내부 검토중이다.

 가톨릭성모병원은 IT 자회사 ‘평화IS’를 최근 설립했다. 경희대병원과 길병원도 각각 ‘케이엠씨’, ‘엠엠씨’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서울아산병원은 IT 회사 설립을 검토중이고 여타 다른 대형병원도 이 분야 시장에 관심을 내보이고 있다.

 대형 병원들이 이처럼 의료 정보시스템 개발 및 운영 등 부대 사업에 적지 않게 관심을 두는 것은 사용자(의료진) 입장에서 의료정보시스템 사업을 접근, 기존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대형 병원 내 전산실 인력을 주축으로 IT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전문 업체와 경쟁 가시화=대형병원이 의료정보시스템 시장에 본격 진출키로 함에 따라 기존 의료 정보 업체와의 시장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지케어텍·비트컴퓨터·인피니트테크놀로지 등 대형병원을 활동 무대로 삼아온 의료정보 업체들은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케어텍 관계자는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한 대다수 대형병원은 의료 정보에 대한 기술력이 솔루션 기업을 따라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정보 업체들이 진료 환경에 대한 노하우를 상당 부분 쌓은 데다 업체 별로 EMR·OCS·PACS 등 전문 분야별로 특화된 기술력을 이미 확보해놓고 있어 대형 병원이 의료정보 업체의 아성을 쉽게 깨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시스템 유지 보수 측면에서 대형병원의 IT 자회사 출현으로 계약 방식이 기존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바뀔 가능성을 우려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