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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중국이 거대한 전자기기 쓰레기장으로도 악명을 떨치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전 세계의 각종 전자기기 폐기물을 닥치는 대로 수입, 재가공하는 사업이 날로 번성하고 있기 때문. 물론 법과 환경은 뒷전이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폐전자 제품 수집 과정에서 국제 환경 기준을 어기고 뇌물 수수가 난무하는 등 불법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거의 악몽수준”=그린피스와 동행, 중국의 ‘유명’ 전자기기 폐기물 수집장을 돌아본 AP통신 기자는 혀를 내둘렀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환경단체들은 매년 생성되는 전 세계 2000만∼5000만톤의 폐전자 제품 중 70%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본다. 나머지는 인도와 남아프리카로 팔려 나간다. 그린피스 베이징 지부에서 근무하는 제이미 최씨는 “매년 전 세계에서 폐기처분되는 텔레비전 500만대, 냉장고 400만대, 세탁기 500만대, 휴대폰 1000만개, PC 500만대 이상이 중국으로 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쓰레기, 거부할 수 없는 사업성이 매력”=중국 동남부 구이유는 세계 최대의 전자기기 폐기물 처리 단지다. 컴퓨터 부품·비디오·모니터·휴대폰 등이 길거리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약 15만명이 전자기기 페기물 처리로 먹고 산다. 전자기기 폐기물 처리에 중국인들이 매달리는 이유는 엄청난 사업성 때문.
중국 서부 지역에서 이주한 가난한 노동자들은 월 100달러 정도 월급만 주면,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금·은·주석 등 희귀금속을 분리하는 데 몸을 아끼지 않는다. 사업주로서는 엄청난 차익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로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구이유 시내에는 비싼 맨션들이 들어서고 고급 승용차들과 최신 유행의 바들이 즐비하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관련 법과 처리 규정이 까다로운 자국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개발도상국에 폐기물을 싼 값에 수출하는 것이 10배 이상 저렴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법과 탈법의 온상, 환경파괴 주범=물론 중국 당국도 환경 관련 규범을 마련해 놓고 폐기물 수입을 규제한다. 그러나, 폐기물 컨테이너 박스에 ‘100달러 지폐 한 장’만 붙여놓으면 대부분 ‘무사통과’다. 사정이 이러한데 폐기물 처리하는 방식도 국제 환경 기준을 지킬 리 없다. 90% 이상이 불법 처리다. 물리적으로 부수고 소각 처리해 신장·피부질환·소화계·면역계·신경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수은·납·바륨·코발트 등 독성 물질이 땅이나 바다, 강으로 그냥 흘러들어간다. 환경단체인 바젤액션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중국 강의 침전물 수치는 유럽 환경 기준의 두 배를 넘어섰다. 더욱 무서운 것은 쓰레기 단지 주변에도 농작물 경작과 양식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AP통신은 꼬집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