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의 2대 현안인 원장 선임과 학부 설립 문제가 대선정국 등에 떠밀려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GIST는 최근 이사회(이사장 김재철·동원그룹 회장)를 열고 원장추천위원회를 통과한 김기협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김도한 GIST 생명과학과 교수·이관행 GIST 기전공학과 교수(가나다순) 등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제5대 원장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참석 이사의 정족수 미달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연기했다.
GIST 원장은 재적 이사(12명)의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에서 재적 이사의 과반수인 7명의 득표를 얻어야 선출이 가능하지만 이번 이사회에는 3명만이 참석했다.
GIST는 조만간 이사회를 재소집할 예정이지만 오는 2012년 여수 세계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사장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이달 말까지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는 데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까지 겹쳐 쉽사리 택일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음달 초 이사회가 열리지 못할 경우 자칫 차기 정권 출범 이후인 내년 3∼4월로 연기돼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원장 공백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GIST의 숙원인 학부 설립 문제도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 2004년 국회의원 20명이 GIST 학부 설립을 위한 개정 법률안을 국회 상임위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특히 그동안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던 교육부가 과학영재학교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는 등 올들어 탄력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개정 법률안을 다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위원회가 대선정국에 휘말려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GIST 관계자는 “원장 선출과 학부 설립을 위한 법 개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면서도 “대통령선거 등 대형 변수 요인이 많아 향후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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