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트 서프, ICANN의장직 이달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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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의장에서 물러난다. 지난 16일 방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빈트 서프는 인터넷 데이터 전송 표준규약인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의 설계자. 99년 ICANN에 합류, 2000년 의장에 선출된 후 인터넷의 진화와 발전에 힘써왔다.

빈트 서프는 “그동안 내 시간의 25∼40%를 ICANN에 쏟아 왔다. 8년의 40%면 몇 년이나 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다른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ICANN를 떠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바쁠 것 같다. 2005년부터는 구글 수석 인터넷 전도사(부사장)가 된 그는 인터넷의 미래에 강의하면서 전 세계를 여행 중이다.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를 마련하는 IPv6 포럼 명예의장도 계속 맡는다. 또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 추진 연구소의 우주 인터넷 프로젝트도 도와야 한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1순위로 꼽는 일은 집필이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서로 다른 주제의 책 5권이 완성 단계에 있다. 이 중에서 단 한 권만 ‘인터넷’과 관련 있다. 서프는 “인터넷이 주류가 된 것은 90년대입니다. 초기 10∼20년의 자료를 모으는 게 쉽지 않지만, 인터넷 탄생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 보겠다”고 밝혔다.

서프는 또 부인에 대한 자서전도 쓰고 있다. 그녀는 나이 53세까지 귀머거리로 살았다. 96년 달팽이관 이식에 성공한 후 처음 소리를 접했고 지난해에는 다른 귀에도 달팽이관을 이식했다. 서프 자신도 어렸을 때 청각 장애를 앓았던 경험을 살려 부인 관찰기를 서술해 나갈 작정이다. 제목도 정해졌다. “나 그거 들었어요(I Heard That)!”

고등학교 때 문학잡지 편집장이었던 서프는 그동안 틈틈히 써온 시와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화도 각각 책으로 엮어낼 예정이다. 그가 집필 중인 다섯 번째 책은 놀랍게도 인간 관계 형성에 대한 탐구가 주제다.

그렇다면, ICAAN은? 현재 후임 의장으로 통신 전문가인 로버트 캐타노, 피터 데게이트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빈트 서프가 재직 동안 영향력도 키우고 몸집도 불려온 ICANN은 이제 한 사람의 ‘개성’이 아니라, ‘절차(procedures)’로 움직이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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