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노트북을 저가에 제공하기 위한 별도의 운용체계(OS)를 곧 선보인다.
28일 로이터통신은 MS 윌 풀 부사장의 말을 인용, MS가 수 개월 내에 OLPC의 노트북 ‘XO’를 지원하는 염가의 OS를 내놓을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OLPC(One Laptop Per Children)는 ‘개발 도상국 어린이 한 명에게 노트북 한대를 보급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100달러대 노트북을 개발,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그동안 OLPC재단은 노트북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를 기본 OS로 탑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풀 MS 부사장은 “MS도 OLPC의 XO에 윈도를 탑재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면서 “곧 윈도 XP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OS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OLPC재단은 내달부터 중국에서 188달러 노트북을 생산, 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에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같은 제품을 400달러에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뉴스의 눈
“리눅스한테 잠재 시장을 내줄 수 없다.”
MS가 OLPC에 참가할 뜻을 밝힌 솔직한 속내다. 실현되기 어려운 프로젝트로만 보였던 OLPC의 노트북 생산이 임박해오자, MS가 다급해진 것도 사실이다. OLPC 시장의 엄청난 잠재 물량 때문이다. OLPC 운동이 확산돼 수백만명의 잠재 고객이 리눅스와 리눅스 기반 프로그램에 익숙해진다면, MS는 향후 성장 기반을 잃어버릴 수 있다. 로이터는 “MS는 윈도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저개발 국가의 시장 잠재성은 지난 3분기 전 세계 PC 판매 동향에서도 잘 나타난다. PC 시장은 2년 만에 최고 시장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를 주도한 것은 아시아 국가였다. 아시아 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나 늘었다.
올 초 새롭게 출시된 윈도비스타의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도 MS가 월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도 3분기에 풀린 PC 물량 덕분이다. MS는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 13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이 45센트에 달하면서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MS와 함께 PC 시장을 장악해 온 인텔은 ‘공익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OLPC재단이 가격을 문제로 OS는 리눅스, 칩은 AMD를 탑재할 계획을 밝히자, 인텔은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저가 노트북 ‘클래스메이트’를 250달러에 출시해 시장 방어에 나섰다.
2년 전 네그로폰테 MIT 교수가 1000달러가 넘는 노트북을 100달러에 보급하자는 OLPC 운동을 제안했을 때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OLPC 시장은 리눅스와 윈도, AMD와 인텔이 격돌하는 양상으로 바뀌면서 PC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200달러 안팎에서 형성된 OLPC 가격이 내년 초면 메모리 반도체 하락으로 10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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