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e북 단말기 시장 진출 여부가 기업 교육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막강한 자본과 브랜드를 갖춘 SK텔레콤이 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업계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번 e북 단말기를 통해 무선통신 서비스업체에서 직접 하드웨어를 설계 및 개발, 위탁 생산하는 제조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티 리베(T Libe)’라는 e북 전용 단말기를 개발, 지난 23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중인 ‘PT/엑스포차이나 2007’ 전시회에 출품했다. 제품명 ‘티 리베’는 SK텔레콤의 브랜드 ‘T’에 라틴어로 ‘책’이라는 ‘리베’를 결합해 만든 브랜드다.
‘티 리베’는 전자종이를 사용, 자체 발광하지 않고 외부의 빛을 이용해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TFT-LCD에 비해 눈의 피로가 적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4GB의 메모리를 내장, 4000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다. 판서(메모)가 가능하며 전자사전이 내장돼 언제든 불러올 수 있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며 휴대폰과 직접 통신도 가능하다. 현재는 흑백 버전이 나와 있으며, 내년에는 컬러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대는 30만원대. 동영상 콘텐츠 지원은 안되는 e북 전용 단말기다.
SK텔레콤 측은 이 단말기를 최근 기업 교육 시장에서 새로운 교육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독서통신 훈련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교재로 사용하는 서적을 디지털 파일로 제공해 교육하는 방법이다. 일반 서적에 비해 전자책 콘텐츠 가격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므로 직원교육을 실시하는 기업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e북을 활용한 교육도 고용보험 환급 과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원 요청도 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생각이다.
문제는 시장성이다. 일단 기업들이 직원 교육에 이 단말기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초기 도입 비용이 만만치 않다. 100명에게 단말기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3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대기업 아니고서는 쉽게 엄두를 내기 어렵다. 또, 교육 효과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데 이 또한 많은 비용과 관리가 필요하다. 유사한 예로 크레듀와 삼성전자가 e북 단말기를 이용한 독서통신 교육 관련한 논의를 했다가 시장성 문제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티 리베 개발은 끝났지만 정확히 언제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업성 여부를 좀더 검토한 뒤 본격적인 시장 진출 시기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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