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PCB 산업, 긴 터널 지나갔다

2년 가까이 침체기를 겪었던 연성PCB 산업이 긴 터널을 지나갔다.

국내 휴대폰 기업들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요 확대, 2년여간의 고객 다변화·인력조정·원가 절감 등 뼈를 깍는 자체 자구 노력이 더해지면서 지난 3분기부터 연성 PCB 관련 기업들이 잇달아 흑자로 전환하고 있다.

연성PCB 소재업체인 이녹스(대표 장철규,장정호)는 3분기 전분기 대비 24% 증가한 75억원의 매출과 5억5000만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 흑자로 전환됐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만 1년 만이다.

이녹스 박정진 상무는 “자체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시황개선 및 거래선 확대 등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올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대형고객을 확보하고 아리자와, 신에츠 등 일본 재료 기업 물량을 대체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녹스는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0억원, 10억원으로 개선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최대 연성PCB 기업인 인터플렉스(대표 배철한)도 지난 9월부터 월 단위로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플렉스는 오는 4분기에는 분기별 기준으로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1분기부터 적자로 전환돼 지난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로부터 물량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데다가 해외 대형 거래선을 확보하는 등 고객선을 다변화하고 가동율을 크게 높인 게 흑자 기조로 돌아서는 데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올초 부임한 배철한 사장이 원가 절감을 위해 프로세서 및 구매 개선을 진두 지위한 노력들이 가시화되면서 이같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인터플렉스는 내년 흑자 기조는 물론 매출도 최고를 달성했던 지난 2004년도 수준인 3000억원 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영풍전자 역시 최근 흑자로 전환됐으며 대덕GDS도 지난 3분기 연성 PCB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성PCB 업계는 지난 2004년을 정점으로 휴대폰 생산량 정체와 이에 따른 연 30∼40% 이르는 단가인하, 과잉 투자와 업계간 과당경쟁 등으로 지난 2005년부터 매출과 손익이 계속 뒷걸음질쳐왔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성PCB 생산금액은 지난 상반기까지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 만 1년만에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데 이어 8월에도 10.6% 증가하는 등 상승세로 반전됐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