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 새틀을 짜자](4)콘텐츠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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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용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에 비해 투자 여력이 부족하고 인프라도 부실해 외산 프로그램이나 지상파 프로그램을 들여와 방송하는 비율이 높다. 곧 ‘유료방송은 볼 것이 없다’라는 시청자의 불만을 낳았고, PP의 성장을 가로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한미FTA에따라 5년 후 PP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PP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PP는 줄줄이 무너진다. 위기에 처한 PP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정책기관의 노력이 요구됐다.

◇수신료부터 정상화해야=유료방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지상파와 차별화하려면 우선 자체 투자 여력부터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신료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국내 PP 매출 중 수신료 수입은 50% 정도를 차지한다. PP는 SO가 시청자로부터 받은 수신료의 15% 정도를 받는다.

그런데 SO가 받는 가구당 평균 수신료는 대략 6000원 정도다. 호주(55달러), 일본(42달러), 미국(38달러)은 물론 인도네시아(24달러), 대만(16달러), 필리핀(12달러)보다 낮다.

 윤석암 tvN대표는 “시청자의 저항이라는 걸림돌이 있지만 지나치게 낮은 수신료가 정상화되면 콘텐츠 제작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P 인수합병 유도=정부와 방송사업자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방송의 HD화는 역설적으로 중소 PP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자체 제작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HD화로 인해 제작비용이 증가하면 PP의 살림을 더욱 궁핍해질 게 뻔하다.

자체 제작 역량을 갖추고 HD시대에 대응하면서 외국PP에 맞서려면 몸집부터 키워야 한다. PP간 인수합병(M&A)를 통한 복수PP((MPP)화다. 민간기업을 억지로 M&A할 수 없지만 제약을 풀어 유도하는 방법은 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 PP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규제완화 및 정책적 지원=현 방송정책은 플랫폼과 네트워크 사업자에 대한 디지털활성화 지원정책이 있으나 실제 방송콘텐츠 생산 및 유통의 주역인 PP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유료방송 콘텐츠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매체간 특성에 무관하게 지상파 방송에 준해 적용되고 있는 편성-심의-광고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케이블·위성·DMB·IPTV 등 유료매체에 송출되는 PP의 매체특성에 맞는 맞춤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PP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방송채널 사업만으론 HD방송에 필요한 제작비조차 감당할 수 없다. 케이블뿐만 아니라 민방, 위성방송, DMB, IPTV 등 다양한 매체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시장을 해외로까지 확대해야 HD방송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광고제도 개선, PP를 위한 전용콘텐츠투자조합 설립, 공동제작 및 송출 시설 구축 등이 요구됐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표>PP수익구조 (단위:억원)

항목 2004(비중) 2005(비중)

수신료 5920(53.8%) 6684(49.6%)

광고 3797(34.5%) 5201(38.6%)

기타 1278(11.6%) 1579(11.7%)

총액 10995 1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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