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를 만난 신생 벤처 기업 사장이 조심스레 NHN 이야기를 꺼냈다. 시가총액 12조원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코스닥 시장에서 기세를 드높이는 회사 얘기다. “웹 생태계에 관심 있는 블로거나 네티즌 중에는 이른바 ‘안티 네이버’가 상당히 많습니다. 부정적인 견해 중에는 제가 봐도 오해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연히 한 행사에서 만난 NHN 임원에게 안티 네이버 성향을 지닌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기했더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금 의아했습니다.”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애정어린 충고에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에 서운함이 묻어났다.
얼마 전에는 NHN이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던 온라인 백신 서비스가 보안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보안업계의 전통적인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공짜로 제공하려 했기 때문이다. NHN에게는 명분이 있다. 사용자 가치가 제일 중요하고 온라인 보안 서비스를 무료로 주는 게 대세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무료로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환영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보다 ‘네이버가 보안시장까지 말아먹으려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
NHN 구성원 가운데 신·구 세력 간 갈등이 있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글로벌 법인 직원까지 2000명에 육박하니 구성원 간 갈등이 없을 수 없으며 들어가 생활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는 법이다.
NHN의 몸집은 시총이나 직원 수, 국내 IT 산업 내 위상까지 이제 누구나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잘 나가니만큼 시샘과 곱지 않은 시각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그러나 ‘몸집’과 ‘맷집’은 다르다. 지금은 몸집보다는 맷집을 키우며 묵묵하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급할지 모른다. 네이버를 둘러싼 입방아가 단순한 시기나 질투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총 12조원 돌파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NHN의 고민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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