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계 유명한 콤비 장진 감독과 배우 정진영이 ‘거룩한 계보’ 이후 다시 만나 만든 영화다. 찬바람이 불면서 관객이 줄어든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르게 살자’는 장진 감독의 조감독 출신 라희찬의 데뷔작이지만 장진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 융통성 0%의 경찰이 은행강도 모의훈련에 강도로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코미디로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 그리고 장진 감독 특유의 위트가 돋보인다.
연이어 일어나는 은행 강도 사건으로 민심이 흉흉한 삼포시.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 이승우(손병호 분)는 상부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례없는 은행강도 모의 훈련 아이디어를 낸다. 서장은 리얼하게 은행강도 역을 해낼 부하로 정도만(정재영 분)을 선택한다. 정도만은 교통위반을 한 서장의 딱지도 망설임없이 끊어버리는 융통성 제로의 경찰. 서장은 은행강도 모의 훈련을 앞두고 정도만에게 “최선을 다해 은행을 털어라. 잡는 건 우리가 알아서 할게”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정도만은 혼잣말로 “후회하실텐데…”라는 말로 영화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암시한다.
상관의 명령을 받은 정도만은 ‘리얼하게’가 아니라 ‘진짜로’ 은행강도가 된다. 비록 가짜 총에 ‘포박’ ‘사망’이라는 딱지를 인질의 목에 거는 은행강도지만 경찰특공대까지 무력하게 만들고 만다.
대충대충 훈련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바램을 무시한 채 불성실한 인질들을 설득해가며 차곡차곡 준비된 강도로서의 모범을 선보이는 정도만. 경찰이든 강도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고지식한 성격 탓에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미션을 성공리에 끝내려는 생각뿐이다. 그의 강도 열연으로 모의훈련은 끝이 보이지 않고 결국 특수기동대가 투입되고…. 18일 개봉.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