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HDD 대중화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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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와 HDD의 결합 제품인 하이브리드 HDD를 내놓은 이후 세계 두 번째로 미국 시게이트에서도 하이브리드 HDD가 공식 출시됐다.

 9일 EE타임스에 따르면 시게이트는 하이브리드 HDD ‘시게이트 모멘터스 5400 PSD’를 개발하고 PC 업계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멜리사 존슨 제품 마케팅 총괄은 “일본 소니의 노트북 ‘바이오SZ650’ 모델에 하이브리드 HDD가 처음 적용될 예정이며 추가로 다른 PC 업체 3곳에도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제품은 전통의 HDD와 같은 160GB 용량의 자기기록장치에 추가로 256MB의 플래시메모리가 탑재됐다. 메모리 사용으로 같은 용량의 일반 HDD보다 약 30% 비싸졌지만(190달러) 부팅 속도를 향상시키고 전력 소모량을 눈에 띄게 줄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반 HDD를 쓸 때보다 부팅 속도는 20% 정도 빨라졌으며 구동에 필요한 전력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시게이트 측은 “노트북 시간으로 환산하면 같은 배터리 용량에 25% 정도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게이트는 전 세계 HDD 시장에서 약 35%를 점유하는 1위 기업이어서 하이브리드 HDD의 대중화가 촉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시게이트뿐 아니라 후지쯔·히타치·도시바도 차세대 저장매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어 나머지 3사들도 머지 않아 하이브리드 HDD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HDD가 현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용체계(OS)인 윈도비스타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고 바이오스 등 다른 PC 부품들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점은 확산의 걸림돌로 보인다. 또 HDD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100% 플래시메모리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의 발전도 변수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인 IDC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HDD는 향후 2010년 전체 HDD 시장 규모의 약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게이트는 10년 내 전 제품군에 하이브리드 HDD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etnews.co.kr

 

하이브리드 HDD 원리=기존 HDD는 저장 용량이 크지만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읽을 때 디스크가 회전해야 했다. 이 때문에 컴퓨터를 부팅하거나 대기 상태에서 재가동할 때 디스크의 회전이 늦다보니 시간이 지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HDD는 PC를 구동시킬 때 사용되는 시스템 파일을 읽기 속도가 훨씬 빠른 플래시메모리에 저장하기 때문에 부팅 속도를 크게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