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제43차 총회가 수단 출신의 카밀 이드리스 사무총장의 스캔들로 지난달 24일 개막 이래 폐막일인 3일(현지시각)까지도 파행을 겪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그룹은 WIPO에 취업하고 승진을 위해 무려 24년동안 자신의 나이를 속여온 이드리스 총장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을 경우 2008∼2009년 기구 예산안을 승인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런 티셔너 주제네바 미국 대사는 이날 회견을 통해 “WIPO에 리더십 위기가 존재하며, 예산안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리더십 위기를 상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스위스와 일본·스페인·네덜란드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개도국 중 아프리카그룹을 대표한 알제리는 예산안을 다른 문제와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회에서 향후 2년 간의 사업예산을 확정하지 못할 경우, WIPO는 올해 예산을 준용해 1년간은 예산을 지출할 수 있으나, 이번 예산안에는 개도국 지원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이 대거 포함돼 있어 개도국들은 초조해 하고 있다.
이드리스 총장은 지난 82년 WIPO에 ‘P4’(과장급) 직위에 응모할 당시 신청서에 자신의 출생일을 ‘1945년 8월 26일’이라고 적은 이후 작년 초 타이핑 오류라면서 ‘1954년 8월 26일’로 정정 신고할 때까지 24년간 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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