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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이공계 출신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입니다.”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이공계 출신자들의 미래에 대해 ‘희망’이라는 말로 답했다. 현재 이공계 위기론이 나오고 있지만 기하급수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그들이 미래의 주역이라는 신념엔 변화가 없어보였다. 금동화 원장은 이공계 출신자들의 롤 모델로 꼽힌다.
금 원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84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골수’ 이공계 출신이다. 85년부터 KIST 재료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기획관리단 단장, KIST부원장 등 KIST의 요직을 두루 거친 다음 지난해 4월 원장에 올랐다.
사실 금 원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유학을 떠난 뒤 해외 연구소에서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현지에서 정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해외 과학자 유치 사업에 지원, 미련 없이 외국 생활을 청산했다. 그는 “귀국 후인 85년은 세계적으로 첨단 소재에 대한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다”며 “국내 연구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귀국 연구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고 이공계를 전공한 것이 자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금 원장은 한국 재료 공학 연구에서 큰 획을 그은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KIST에서 재료시험실 관리 책임을 맡은 그는 재료분야 전문가를 모아 전자현미경그룹을 결성, 현재 한국전자현미경학회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90년 이후 우리나라 재료분야에 전자현미경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대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전자현미경학회 회장 재임 때는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전자현미경학회를 국내에 유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금원장은 현재 여러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힌다.내년 부터는 국내 5대 학술단체인 대한금속·재료학회의 회장을 맡는다.
정부출연연구소 맏형 격인 KIST에서의 역할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현재 KIST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인적 혁신, 연구 혁신, 인프라 혁신 등을 통해 연구소를 탈바꿈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금 원장은 “국가 예산에 의존하는 정부연구소의 연구개발(R&D)활동과 경영 요소는 세계 경쟁에서도 1등 반열에 올라야 한다”며 “글로벌 인재 육성을 KIST 운영 목표의 제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동화 원장은 오늘의 자신을 있게한 동력에 대해 “이공계를 전공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나아가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 있는 분야는 공학이 거의 유일하다”며 “공학에 대한 육성이야 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인생모토
연구원과 R&D 행정가로서 항상 회남자의 ‘새옹지마’(塞翁之馬)와 논어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전자는 일시적으로 잘되고 못됨에 대해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는 뜻. 후자는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 도리를 저버리지 않고 세태에 부회뇌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인생에 변화를 준 사람
처음 스탠포드대에 입학했을 때 지도교수(academic advisor)였던 존 셰인(John Shayne) 교수. 유학 초 낯설고 어려운 시기에 격려해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열정을 다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조언을 잊지 않고 있다.
○이공계에 하고 싶은 한마디
우수 청소년들이 이공계 아닌 분야를 선택하는 것은 국민소득이 증가됨에 따라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동시에 이공계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다. 이공계 전공자에게 더 많은 기회(개인적인 보상과 사회발달에 기여 측면에서)가 기다리고 있고 국제무대에서 경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21세기 지식산업사회에서도 국민총생산은 근본적으로 산업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공계 리더들이 이런 점을 잘 설득해야 한다.
○주요 이력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1975년 GM코리아 입사 △1983년 스탠포드대 재료공학 박사 △1985년 KIST 선임연구원 △1991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방문교수 △1999년 KISTEP 연구기회관리단장 △2005년 한국전자현미경학회 회장 △2005년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2002년 KIST 부원장 △2006년∼ KIST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