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후지제록스 김제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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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 5년차 되는 81년에 후지제록스 춘천사무소에서 영업과 서비스, 배송을 하는 1인 3역 사무소장으로 영업맨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여직원 한 명과 시작한 춘천 생활은 8년간의 땀으로 전국 지방사무소 판매 1위라는 실적을 거머쥐게 됐고 그때 직원들과 함께 열정을 토해냈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1976년 9월 코리아제록스에 기술직으로 입사해 31년을 복사기와 함께한 한국후지제록스 김제수 전무(55)의 소회다.

 그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우리나라가 최초로 수출한 ‘포니’ 한 대에 500만원 할 때 550만원 하는 팩시밀리 한 대를 강원도 홍천군청에 업계 최초로 판매한 장본인이다. 이로 인해 전국의 시군구청 관계자가 디지털 사무환경 시범사업을 배우기 위해 홍천군청을 잇달아 방문했고 강원도 전체 관공서에 팩시밀리를 민원용으로 도입한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지금까지 김 전무와 복사기 시장을 함께했던 동료는 3000여명이 넘는다. 복사기업계의 맏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도리코·캐논코리아 등 경쟁업체 주요 임원은 30여년을 함께한 그의 친한 벗이다. 후지제록스는 그의 걸쭉한 입담과 함께 인생에 있어 전부다. 잘나갈 때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제록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다는 소신으로 모두 거절했다.

 “복사기·프린터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 마치 비행기 속에 타고 있는 것 같다”는 김 전무는 “사무기기 시장이 많이 복잡해지고 디지털화됐다고 하지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무기기의 기본 골격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김 전무의 가장 큰 고민은 출혈경쟁이다.

 사무실에서 복합기는 없어서는 안 될 불요불급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낮은 업종으로 분류돼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업체 간 출혈경쟁 등 단순 가격 기능으로 업계가 접근하다 보니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IT 종합선물세트인 디지털 복합기가 기술경쟁이 아닌 업체 간 가격경쟁으로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제 산업재의 비즈니스는 마케팅 변화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영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제록스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고부가가치 마케팅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고객 인프라를 이용해 솔루션 비즈니스를 올해의 목표로 삼고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김 전무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프린터 업계가 유리하지만 이제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프린팅 서비스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달렸다”며 “후지제록스는 앞으로 5년 내에 복사기 기반 복합기 업체로 고도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 대해서 “예전에는 성실과 정직이 직원을 평가하는 게 최고의 우선순위였다면 지금은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직원이 가장 아름답다”며 “업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직원이 긍정적 사고와 창의력에 있어서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사람이 좋아 술자리를 즐겨 찾는다는 김 전무는 사내 커플로 맺어진 인연으로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사진= 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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