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시장을 향한 ‘게임코리아’ 엔진에 불이 붙었다.
한동안 주춤하던 한국 온라인게임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한국 대표주자들이 나섰다.
지난 10년간 한국 게임산업을 일으키고 성장을 선도해 온 양대 주자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이제 국내 ‘기관차’를 넘어 글로벌 게임 선도 업체로서 그 위상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올해 북미스튜디오에서 만든 ‘리처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와 서울 스튜디오에서 만든 ‘아이온’으로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외시장 동시석권을 노린다.
특히 북미·유럽시장에서는 지난 2001년 전설적 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을 영입하면서 불을 지핀 것이 이후 6년간 △리니지 △리니지2 △시티오브히어로 △시티오브빌런 △길드워 △던전러너의 6개 타이틀 출시로 이어지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 2000년 ‘리니지’를 들고 찾았던 미국시장에서 그 어느 이용자도, 그 어느 유통딜러도 알아주지 않았던 엔씨소프트가 만 6년 만에 명실상부한 시장 메이저 개발·퍼블리셔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북미시장 개척에 나설 당시 이름조차 생소하던 엔씨소프트는 북미법인 소속 직원 480명에 지난해말 현재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선도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전체 직원은 약 1500명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45% 선까지 크게 늘어났다.
올해 엔씨소프트는 리처드 게리엇의 명예가 걸린 ‘타뷸라라사’로 오는 10월 19일부터 북미시장 정식 공략에 나선다. ‘타뷸라사사’는 북미시장 기대작으로서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까지 강타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와 리처드 게리엇 합작의 최고 모델이 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니고서는 해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해외시장에 대한 치밀한 전략과 계획 수립으로 새로운 게임 수요를 창출하고 그 수요을 장악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넥슨(대표 권준모)은 올해 예상매출 3000억원 가운데 55%가량을 일본·북미 등 해외 게임시장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일부 해외 신작 수출이 늘고 서비스가 급진전되면 올 전체 매출 비중의 60%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외수출 비중 확대가 넥슨의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 단계 진입의 결과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많이 버는 게임업체의 등장은 그동안 주창해온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징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넥슨의 이 같은 해외사업 급신장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해외 법인 형태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이 10년 만에 ‘해외 매출>국내 매출’이라는 결실을 얻는 일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의 포화에다 신작들의 잇따른 흥행 부진, 외산 대작의 국내 총공세 등이 맞물려진 시점에서 나온 ‘돌파구’적 신호여서 시장을 더욱 들뜨게 하고 있다.
권준모 넥슨 대표는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에서의 급속한 초고속인터넷 확산에 따른 시장변화를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즐거움에 대한 트렌드를 선점해 들어가야 앞으로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메이저업체 전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올해 및 향후 수년간의 운명은 다음달 북미에서 정식 출시되는 ‘리처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테스트를 시작하는 ‘아이온’에 달려 있다.
‘타뷸라라사’는 지난 2001년 리처드 게리엇을 영입한 뒤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고 ‘아이온’ 또한 리니지2 이후 4년 가까운 국내 신작 공백을 메워줄 초특급 대작이다.
국내외 업계의 관심이 ‘타뷸라라사’와 ‘아이온’에 몰리고 있는 것은 이들 게임이 엔씨소프트 개별 회사 측면에서는 정체에 빠진 성장세를 상승쪽으로 돌려세우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도 오랜 시장 선도게임의 부재와 동반 침체를 떨어낼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E3미디어 & 비즈니스 서밋 2007’에 국내 업체로는 유열하게 초청받은 엔씨소프트와 ‘타뷸라라사’는 물론 ‘아이온’ ‘길드워:아이오브더노스’ 등으로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온라인게임업체(Market’s Most Anticipated Online Games)로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북미 게임 전문 미디어 초청 ‘타뷸라라사 론칭쇼’에서도 폭발적인 현지 기대감을 사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해외시장에서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가장 먼저 지속적인 캐주얼게임 강화와 장르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다. 올 초 통합계정 제공과 함께 새롭게 출범한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에 지속적으로 퍼블리싱을 통한 캐주얼게임 라인업을 강화해나가면서 이용자 기반은 물론이고 캐주얼게임 매출 비중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에이트릭스’ ‘SP잼’ 등이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고, 최근 넥스트플레이(대표 양기창)가 개발 중인 캐주얼게임 ‘펀치몬스터’의 퍼블리싱판권까지 확보하며 강력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또 일본 소니와 손잡고 차세대 게임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PS)3’와 휴대형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용 게임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플랫폼 다변화 전략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메이저업체 전략-넥슨
넥슨(대표 권준모)은 글로벌 성장 전략의 초점을 △세계적 개발자 영입을 통한 개발 역량 강화 △초대형 프랜차이즈 판권 확보에 맞추고 있다.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 브랜드 게임의 가파른 해외시장 성공과 함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장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지난 6월 세계 최고의 레이싱게임으로 평가받는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를 만든 핵심개발자 척 오셰이어를 북미 개발스튜디오인 넥슨 퍼블리싱 노스 아메리카(NPNA)의 디자인 디렉터로 전격 영입했다. 지난해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알렉스 가든을 NPNA CEO로 영입한 데 이어 계속되는 거물급 개발자 확보다.
척 오셰이어 디렉터는 일렉트로닉아츠(EA)캐나다 부사장 겸 수석프로듀서로 일하면서 레이싱게임 ‘니드 포 스피드 언더그라운드 1·2’와 ‘니드 포 스피드 핫 퍼슈잇2’, ‘트리플 플레이 베이스볼’시리즈 등 다수의 게임을 디자인하고 프로듀싱한 핵심 개발자다. 척 오셰이어는 앞으로 넥슨의 북미시장 대응용 신규 게임 개발과 디자인을 총괄 지휘하게 된다. 특히 북미·유럽 성향에 맞는 스포츠·캐주얼게임의 기획과 프로듀싱에 주력할 예정이어서, 넥슨의 북미사업 안착에 핵심적 키를 쥐고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넥슨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며 여전히 1인칭슈팅(FPS)게임의 교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에 대한 온라인버전을 개발권을 확보하는 또하나의 야심찬 승부수를 띄웠다.
넥슨그룹은 10년 이상 쌓아온 내부 개발력과 서비스·운영 노하우를 총결집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가칭)’을 개발하게 되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대만 등 총 4개국 퍼블리싱 판권까지 확보해 아시아 FPS게임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서비스는 넥슨이, 일본서비스는 넥슨재팬(대표 데이비드 리)이 각각 담당하며 중국과 대만서비스는 현지 파트너사와 제휴를 통해 실시할 예정이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은 기존 PC패키지 버전의 장점과 특징은 계승하면서도, 온라인 특성에 맞게 새로운 게임모드를 추가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게임으로 개발된다.
이와 함께 넥슨은 국내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과 퍼블리싱 라인업 구축으로 최근 수년간 쌓아온 시장 선도력을 굳건히 지켜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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