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첨단 IT로 무장한 항공관제시스템을 속속 도입하면서 운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뉴욕타임스(NYT) 보도한 ‘실전! 항공관제시스템(Hands-on air traffic control)’에 따르면 델타항공 소속 비행기는 공항 계류장을 나온 뒤 이륙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분 내외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이 단축된 결과다.
델타 측은 올 초 GPS 등 첨단 통신기술에 기반한 자체 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육안 관측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던 선행기와의 안전 거리를 크게 줄였다. 이 정도의 시간만 감축할 수 있어도 매년 수백만달러의 비용절감이 기대된다는 게 델타 측 설명이다.
알래스카항공 소속 비행기는 악천후 속에서도 착륙 성공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일반 항공기는 가시거리가 2마일 이상이 확보되지 못하거나, 구름 높이가 고도 1000피트 미만일 경우 착륙 허가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알래스카 항공기는 구름 높이 337피트, 가시도 1마일서도 거뜬히 착륙 허가를 받아낸다. 각 공항의 지형적 특성에 맞춰 설계된 이 회사만의 첨단 관제시스템 덕분이다.
세계 최대 물류기업인 UPS 역시 자체 시스템을 통해 각 비행기의 기종별 특성과 제조연도·화물탑재량 등을 고려, 최단 거리와 최적 고도를 기장에게 제공한다. 덕분에 UPS는 대당 50∼100갤런의 연료 절감을 실현할 수 있었다.
항공관제시스템은 육상물류에도 제공된다. UPS는 지난해 물류 트럭의 이동 경로를 GPS로 감지, 2800만마일 이상 단축시켰다. 그 결과 작년에만 300만갤런(1135만리터)의 기름을 절약했다.
이에 따라 첨단 관제시스템에 대한 항공당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최근 18억달러 규모의 ‘항공교통관제(ATC)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미국의 방산업체인 ITT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ATC 사업은 향후 20년간 150억달러가 추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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