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고급인력 양성 체계적으로 갖춰야

 정부가 고급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을 위해 내년부터 연간 30억원의 예산을 대학의 석사 과정에 지원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3개 학과를 선정해 한 학과당 연간 10억원씩 2년간 지원해 SW산업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정부 지원을 받은 학과는 고용계약형으로 석사과정을 개설해 기업과 계약을 맺은 후 산업맞춤형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고 한다.

 지식집약적인 소프트웨어 분야만큼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 2005년부터 정부가 SW강국 코리아를 기치로 내걸며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는 계속 줄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20002년 12만여명에 달하며 정점에 달했던 SW산업 종사자 수는 계속 줄어들어 2005년에는 10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다 심각한 것은 양적인 감소보다 고급인력이 태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SW산업 인력 수급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약 5500명의 고급 SW인력이 부족하고, 특히 임베디드 SW인력은 1만2000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매년 대학에서 2만명 가까운 SW인력을 배출하고 있지만 정작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급인력은 이들의 1%도 안 된다. SW를 전공하는 석·박사 졸업생도 매년 100명 이상씩 줄고 있는 실정이다.

 SW분야는 어느 산업보다 고급인력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크다. 이런 점에서 고급 SW인력 부족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전세계 IT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도 빌 게이츠 같은 걸출한 고급 SW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첨단 하드웨어에서 차지하는 SW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때에 국부 창출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고급 SW인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소프트웨어 꽃이라 일컬어지는 패키지 분야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도 SW를 우대하지 못하는 사회환경과 함께 고급 SW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컴퓨팅 분야 우리의 경쟁력은 시스템통합(SI), 즉 고객 상황에 맞게 개발하는 분야만 앞서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고급 인력을 필요로 하는 컨설팅 같은 분야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매우 취약하다.

 우리의 SW인력 분포를 보면 코딩 등 기본적인 업무를 하는 초보 수준의 SW인력은 모자라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전체 그림을 그릴 아키텍트급 고급 인력은 크게 부족하다. 기업은 물론 국가간 경쟁이 아키텍트급의 고급인력에서 결정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시라도 빨리 고급SW인력 양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이번에 고급 SW인력 양성을 위해 석사과정을 지원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0년부터 매년 적지않은 수의 SW 전문인력이 배출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보다 큰 규모의 고급인력 양성 정책이 필요하다. 차제에 여기 저기 분산된 SW인력 양성 정책을 한곳에 모아 대형화, 집중화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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