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출범한 제품수명주기관리(PLM)컨소시엄 팽정국 회장(현대기아자동차 부사장)은 출범식에서 “효과적인 PLM 구축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컨소시엄 참여 업체 간 베스트 프랙티스 벤치마크를 통해 국내 PLM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에는 올 연말까지 1000여개의 제조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제조업체들이 전사자원관리(ERP) 구축 후 핵심 인프라로 PLM을 선택했다. 한 때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던 ERP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ERP가 경영의 효율화를 이끌었지만, 제조업의 핵심인 제품관리에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제조업체들은 ERP가 해결하지 못한 생산라인의 문제를 풀어줄 솔루션이 필요했다. 기획 단계에서 개념 설계, 상세 설계, 생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제품 수명 전 기간에 걸쳐 설계와 관리를 위한 솔루션이 절실했던 것이다. PLM은 이런 모티브에서 출발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ERP 구축 이후 곧바로 PLM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초기에는 ERP와 연동되지 않아 PLM 확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패키지 ERP가 대세를 이루면서 연동문제도 해결됐다. PLM은 제품관리의 혁신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생산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도 빨라졌다.
이상섭 PTC코리아 상무는 “PLM은 관리중심의 제조업을 생산중심으로 바꿔놓은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며 “ERP가 지는 해라면 PLM은 뜨는 해”라고 비유했다. 그만큼 제조업체들이 PLM를 통해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LG필립스LCD·신도리코 등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이 PLM을 도입해 작업기간을 단축하고 데이터 공유를 통해 제품 개발의 오류를 크게 줄여가고 있다. IBM·델 등 세계적인 IT제조업체는 물론 일반 제조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조업체들은 이제 ERP보다 PLM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할 태세다.
시장조사업체인 CIM데이터는 “PLM과 ERP가 향후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을 주도할 양대 산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지난 2006년 미국에서 출간된 ‘프러덕트라이프사이클매니지먼트’의 저자인 그리브스는 “ERP는 조직 내부 또는 외부의 이해당사자들 즉 기업의 주체, 고객, 고용자, 공급자 등의 계약위주의 업무 흐름 영역을 지원하는데 반해 PLM은 설계, 생산기술, 생산 그리고 판매 및 기술지원 그리고 폐기에 이르는 종적인 업무 흐름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ERP에 이어 PLM의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SAP·오라클 등 세계적인 ERP 업체들이 인수합병(M&A)과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PLM 관련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ERP업체들이 PLM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제조업체들도 세계적인 트렌드를 빨리 간파하고 PLM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산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손 카우 다쏘시스템코리아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PLM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국내은 이제 막 도입기를 벗어났을 뿐”이라며 “제조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제품에 빨리 반영하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ERP만큼이나 서둘러 PLM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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