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에 도전한다]결산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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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가 전자신문·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다음달로 예정된 우리나라 첫 우주인 탄생을 계기로 항공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프랑스·러시아·일본 등 이 분야의 선진국을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투자 기간이 10년 남짓할 뿐만 아니라 투자액도 각국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놓고 볼 땐 급성장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성장 단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우주와 항공산업을 묶어 산업 인프라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전자신문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그동안의 시리즈를 결산하고 우주 기술 개발과 항공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산·학·연·관 전문가 좌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강완구 대한항공 연구기획그룹장

 용홍택 과기부 우주개발정책과장

 이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한국항공우주학회장)

 한은수 한국항공우주산업 위성개발사업팀장

 ※사회=황진영 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사회(황진영 항우연 정책협력부장)=항공과 우주 분야가 광의로는 맥을 같이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산업적특성이 서로 달라 논의가 쉽지는 않은분야다. 최근 우리나라 항공분야에서는 기본 훈련기와 반디호 수출, 우주분야에서는 다목적위성 발사, 위성 및 영상 수출 등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부터 논의해보자.

 ◇이인 KAIST 교수=위성 제작 기술은 세계 최첨단에 접근한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탑재체 부문은 연구를 더 해야 한다. 발사체 분야에서는 고성능 핵심 기술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 최근 항우연을 주축으로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자립화와 함께 국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항공분야에서는 기본 훈련기인 KT-1을 터키에 수출했다. 그러나 이 분야는 개발 기간이 매우 길고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 연구소의 꾸준한 투자 결과로 이해한다.

 ◇용홍택 과기부 우주개발정책과장=우주 개발 정책을 맡고 있어 항공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겠다. 올해는 인류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우리가 지난 1996년 우주 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만들었으니 러시아에 비해 46년이 늦은 셈이다. 그럼에도 1999년 다목적 실용위성 1호 성공을 시작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미국 케네디우주센터 규모의 70분의 1이라고는 하지만 첫 우주센터 건립으로 발사체의 전초기지 기틀은 마련된 셈이다.

 ◇사회=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현황이 어떤지 현장감 있게 말해달라.

 ◇강완구 대한항공 연구기획그룹장=방산부문은 KAI가 독점이어서 대한항공은 7년 이상 손을 못 댔다. 그동안 항공부문은 민수에 주력하면서 국내 공동 개발 참여사로서의 역할을 해왔고, 미국 보잉 등에 중요한 공급자 역할도 하고 있다. 얼마 전 선보인 보잉787 신형 여객기의 설계·제작 및 시험에 이르기까지 전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대형 민항기 공동 개발 기반과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고성능 군용기의 경우에는 독자 개발이야 어렵겠지만 국제 공동 개발은 가능하다고 본다.

 우주분야를 기술적 측면에서 본다면 중저고도 실용위성급 본체 개발은 가능한 수준이고 탑재체는 길게 보고 개발 능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대형 정지궤도 위성은 시간 투자와 기술 확보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발사체는 현재 본격적인 개발의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사회=KT-1의 터키 수출은 개가다.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는데 어떤가.

 ◇한은수 한국항공우주산업 위성개발사업팀장=KT-1과 T-50 등이 해외 수출하거나 앞두고 있다. 보잉787 공동 설계를 통해 민수에도 참여하고 있다. 고등훈련기 부문 등에서는 틈새 시장을 진입할 충분한 기술 및 환경을 갖고 있다고 본다.

 우주부문도 다목적 위성 주관기관으로서 3호와 5호의 핵심 부품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항공 및 우주산업의 역사가 짧지만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국내 현황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내수 41억달러, 수입 31억달러로 무역역조가 20억∼30억달러다.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큰 기업인 KAI 매출이 14억달러로 세계 50위권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부문이 갈 길은 멀다. 항공우주부문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문제점을 짚어보자.

 ◇이 교수=항공우주분야는 지역적인 특성이 강하다. 대전은 항우연과 ADD·한화·충남대·KAIST·쎄트렉아이 등이 있다. 사천·김해는 항공기 제작사인 KAI와 대한항공사업본부 등 생산 시설이 있다. 이들의 산·학 협력 제도 확보 차원에서 대전이나 적절한 지역에 상호 교류 및 공유를 위한 정보교류센터를 만들었으면 한다.

 대덕특구 내에서도 연구기관끼리 교류 및 정보공유가 잘 안 된다. 특정 분야에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기관이 있지만 협력이 안 돼 외국 기술을 도입하는 등 외화 낭비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보교류센터를 만들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문제점을 꼽자면 항공과 우주분야는 기업체만으로 생존하기가 어려운 분야다. 국방이나 안보 차원에서라도 국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도 항공우주분야는 국가가 지원한다. 미국·일본·프랑스 등에서도 항공우주·원자력 등은 국가가 혁신적으로 지원한다.

 우리나라 항공우주분야에서도 과기부가 우주개발정책과를 만들 정도로 의지가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사실 우주분야에서는 성공이냐 실패냐가 확실하다. 발사체나 위성이나 고도 600㎞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실패다. 전 세계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이유다. 통계를 보면 실패 확률이 10% 가까이 된다.

 발사체·위성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이나 정부가 적극 이해하고 밀어줘야 한다. 백 번 잘하다 한 번 잘못했다고 엉망이라고 해선 안 된다.

 ◇사회=대덕-충남-사천을 묶는 정보 교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국가 의지와 육성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로 이해된다. 업체 측면에서 어려움은 뭔가.

 ◇한 팀장=축구로 보면 한일전 이후 일본과 우리나라의 감독 교체가 각각 일곱 번·다섯 번이나 된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 위성 발사가 10기가 넘지만 100% 성공이다. 실패도 용인해 줘야 한다.

 우주 기술은 정서 기술이라고 한다. 국민 자부심을 배가하고 결속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파급력이 그만큼 또 크다. 이윤 극대화 집단인 업체 위치에서 그 점을 생각해보면 되풀이되는 부분(리커링)에서의 이윤 증대에 제한이 많다. 그렇기에 정부의 절대적인 정책 운용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에서 업체가 조금이라도 적자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 개발을 했으면 하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강 그룹장=국내 항공산업은 독점의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7∼8년간 방산사업에 참여를 못했으며 내년이면 풀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항공산업의 투입 자본 대비 효과 측면에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며, 항공분야 독점에서 오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향후 시정될 것이다. 과거 업체 통합 당시 대우와 삼성·현대가 항공사업에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대한항공은 흑자였지만 같은 조건으로 통합이 추진된 바 부실을 덮고 가린 상태에서 통합에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구성된 통합법인에 국가에서 독점 지원하는 조건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주분야에서는 가장 앞서있는 미국도 그동안 무수한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연구개발(R&D)을 멈춘 적이 없다. 그렇게 초일류 강국이 된 것 아닌가. 주변의 일본과 중국만 해도 우리보다 20년 가량 앞서 있으며 모두 자체적으로 대형 발사체와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도 우주 기술 없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우주 개발 진흥개획도 마련하고 전담부서도 설립하여 정책 차원의 드라이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최근 개정된 우주 개발 진흥계획 내용 중 위성체는 나름대로 화제가 주어져 있고 목표도 잡혀 있다. 다만 발사체 분야는 기술 개발의 목적성이 제시돼 있으나 목표 설정이 불분명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발사체의 기술 개발이 대학 차원의 R&D 논문 수준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로 검증되고 발사가 성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확실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업체에서는 요구 성능과 기술 수준에 맞게 투자 및 국제 협력을 준비하고 항우연과 연구개발에 보조를 맞춰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들이 세심하게 정리되고 토픽이 잘 설정되면 중국이나 일본을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대한항공은 산업 구조조정을 거쳐 어려움이 있었고 내년 항공분야의 전문 계열화가 해제되면 또 경쟁하고 발전하는 국면이 될 것이다.

 ◇용 과장=우주산업이 취약하다. 항공·우주·방산을 포함해 공통 특징은 주문형 소량 생산 체제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체는 돈 되는 곳에 투자해야 하고 그리해서 산업부문이 취약하지 않나 본다. 현 시점에서는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 쎄트렉아이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 트렌드가 저궤도위성 소형화 추세고 정지궤도는 복합 대형화하고 있다. 정지궤도위성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소형 저궤도에서는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틈새 시장 찾아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또 정보교류센터는 공감한다. 실질적으로 우주 정책을 입안하다 보니 각 분야 전문가가 어디서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우주산업 분야의 DB가 확보돼야 하는데 개발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소소한 부분에는 관심을 못 가졌다.

 그래서 우주산업 실태를 전국적으로 조사 중이다. 이 데이터가 나오면 관련 산업체 DB가 구축될 것이다. 이 교수가 얘기한 우주분야 국가 정책 의지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주문형 소량 생산에서는 국가의 의지가 절실하다. 이 부문에 10년간 3조6000억원 투입하고 이 외에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조달 채널도 찾고 있다.

 강 그룹장이 지적한 한국형 발사체 구체 계획의 미비는 지금 기본계획 후속 작업으로 세부 실천 로드맵을 작성 중이다. 여기에는 위성체 발사체 비전 목표가 제시돼 있다. 오는 10월 말 정부안으로 확정되는데 이걸 보면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국내 산업체의 경영적인 어려움을 틈새 시장 개척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항공우주산업 비율은 민수가 70%, 군수가 30%인데 국내는 80%를 국방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이 산업 구조가 국방 중심이다 보니 산업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국방 사업의 불연속성이 있다. 기본훈련기 KT-1이나 고등훈련기 T-50 등이 진행되면서 몇 년씩의 공백 기간이 생겼고 차세대헬기사업(KHP) 다음의 사업 방향은 정립이 안 돼 있다. 업체는 기반 인력과 생산 인력의 유지 어려움이 있어 정부가 주시해야 한다.

 핵심 기술 부문에서 부족한 것도 있다. 제도적으로는 민간 부문 반디호 수출이 키트 형식이다. 항공안전인증이 미국과 체결 안 돼 완제기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분야 TSO 품목은 내년 체결될 것으로 본다. 항공우주분야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논의해달라.

 ◇이 교수=항공우주 인력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관련 대학은 15개 정도로 인력 규모 면에서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졸업 때 취업 애로를 겪는다. 예전에 비해 좋아졌지만 아직도 항공우주분야 취업난은 현실이다. 그렇지만 항공우주 시대가 본격화되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요즘은 다학제 분야로 돼 있어 실제 항공우주분야만 공부해서 효과적으로 일 못 한다. 항공기나 위성·발사체 개발에 소재·전기전자 등의 배경이 많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그런 쪽으로 항공우주에 기계재료·전기전자 등의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교육하려 한다. 연구소나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고급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강 부장=우리나라 항공업체의 국제 공동 개발 참여는 대형 민항기 기체의 일부 범위에만 국한되고 있다. 일본은 윙 바디까지 보잉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우리도 향후 에어버스나 보잉의 주요 파트너로서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큰 범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군수분야에서도 공동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우주부문에서는 그동안 위성체 솔라판넬·구조체·안테나 등의 신기술을 확보하고 국산화했는데, 앞으로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수출 사업화해야 한다. 발사체는 KSLV의 총조립 개발과 엔진을 포함한 기술 개발을 위해 항우연과 협력하고 있다.

 10년뒤 실질적으로 주변국과 어깨를 겨루도록 산업적인 제품 구현 측면에서의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항우연과 협력하여 국가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사회=중형 여객기 개발이 필요한지 민간부문에서 보는 위성분야의 비전을 말해달라.

 ◇한 팀장=일본이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듯 방산부문에서 국가 수요에 맞춰 주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민항기인 반디호는 미국과의 상호항공안전협정(BASA)의 미체결로 인해 수출이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BASA 테스트 정보와 인증 등을 공유하는 기획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개인 업체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미국과 BASA 체결을 추진해야 한다. 이 부문 안전성 인증 등의 예산이 개발비의 2배 이상 들어갈 정도로 어렵다. 산·학·연이 힘을 합쳐 만들어갈 과제다.

 시범기 등에서도 BASA 체결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무인기부문에서도 국가 수요에 맞춰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위성은 틈새 시장에서 쎄트렉아이가 극소형 위성으로 진출하고 있다. 해상도는 20m다. 제작 비용도 일반 위성의 10분의 1이다. 항우연의 위성 제작 능력과의 비교는 사실상 어렵지만 쎄트렉아이가 수출한 것은 우리별에서 축적한 인력과 자원이 있어 가능했다. 다목적 실용위성 시리즈의 수출 모델은 쎄트렉아이다. 그에 걸맞은 체제로 바꿔가야 한다. 물론 특정 업체의 전문화 및 특성화에 단점도 있지만 집중화 효과가 크다.

 위성사업은 기술 개발 사이클의 기복이 심하다. 그렇기에 자원 유지가 어려운 형편이다. KAI에서는 그동안 다목적위성 1, 2, 3, 5호의 본체 박스를 업그레이드해왔지만 세계 10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 수출 길을 열어야 한다.

 ◇사회=우리나라 우주 기술 개발의 나아갈 방향을 설명해달라.

 ◇용 과장=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은 향후 10년을 내다본 삶의 질 향상과 국가 안보가 기본 축이다. 핵심 키워드는 기술 자립화다. 다소 미진한 우주 개발 진흥 기본계획 상의 목표도 확실히 할 부분이 있다.

 ◇이 교수=전문 인력 양성과 관련해 우주 기초 원천기술 개발사업을 내년 초부터 새로 시작한다. 기획예산처로부터 40억원의 예산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 사업은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둔 우주 기초연구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가지정연구실(NRL) 형태로 15개 과제에 각 3억원 내외로 지원된다. 이 사업이 정착되면 실질적으로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우주 전문 인력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발사체를 잘 쏘아도 활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앞으로 대학 실험용 수요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위성을 활용할 위성 정보 전담기구를 항우연에 부설기관으로 두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위성 개발 종료 후 유휴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한 로드맵도 만들고 있다.

 ◇사회=미국의 스페이스셔틀 발사를 보고 오싹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유인 우주 활동에 들어가지만 달 탐사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본다.

 ◇용 과장=사실 지금까지의 위성은 지구를 보는 것이었다. 우주를 바라보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내년은 우주 역사의 기념비적인 한해가 될 것이다. 내년 4월 우주인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우주로 올라 가고 하반기에는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위성이 발사된다. 이것이 성공하면 지구 관측 뿐만 아니라 우주 탐사 비전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우주 개발 기본계획서 상에는 방향만 간략하게 나와있지만 오는 10월 말 나올 세부 실천 로드맵 상에는 자세한 우주 개발 계획이 담길 것이다.

 ◇사회=우주분야는 그런대로 잘 돼 가는데 항공 쪽은 우주와의 연관성도 적고 국가적인 지원도 부족한 것 같다.

 ◇한 팀장=무인기 분야는 그렇지 않다. 임무 통제나 데이터 링크 등은 우주와 관련이 있고 항공기와 흡사하기 때문에 해당 과제가 파급될 수 있는 적절한 곳이라고 본다.

 ◇이 교수=미국이 스텔스기를 팔 때 기능을 한단계 이상 떨어뜨려 만든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첨단 항공기나 전투기를 선진국에 의존하면 나중에 낭패를 볼 것이다.

 ◇사회=우주 쪽에는 오는 2016년까지 명확한 계획이 있고, 항공분야는 통합된 계획이 다소 미흡하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헬기사업(KHP)도 논란이 있다. 차세대 전투기나 중형 여객기, 중고도 무인기 등 다양한 기종 개발의 필요성 여부의 논의가 활발하다. 대한항공은 특정한 부문만 하기보다 모두 해야 한다는 시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위성과 연계해서 무인기 분야가 유용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데이터 링크 등을 감안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계가 좋은 것 같다는 제안이다. 또 전투기 분야 고고도 무인기나 우리나라 주력 기종인 F-15 등의 라이프 사이클은 30∼40년이기 때문에 사오는 것보다 개발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이런 쪽을 개발하면 전략적인 이익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강 그룹장=항공기가 점차 무인화되는 추세에 있다. 위성체도 대기권 밖에서 비행하는 무인 로봇이다. 미국도 JSF(미 차세대 3군 통합 전투기 F35) 이후 더이상의 유인 전투기 개발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군용 항공기를 중심으로 무인화 추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임을 감안한다면 전략적으로 무인기 기술과 시장을 노리는 투자를 해야 한다. 선진국에 뒤떨어진 유인기 기술을 IT를 기반으로 해서 극복하고, 리딩 그룹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우주에서의 위성과 지상의 무인기가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운영되는 방향으로도 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무인기가 유인기를 대체한다고 볼 때 뒤떨어진 기술을 만회할 기회가 바로 여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바쁜 가운데 참석해줘 감사하다.

 정리=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