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이슈 진단 ]급성장 공작기계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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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5일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시츄안 창젱 공작기계 그룹이 자사 지분 23% 가량을 해외 처분할 계획이며, 현재 모건스탠리 측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라고 상하이발로 급전했다.

 이를 받은 주요 외신들을 시츄안 그룹의 지분 매각 움직임을 비중있게 다뤘다. 그럴 만도 하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그 공장에서도 핵심 근간이 되는 ‘공작기계’ 산업 움직임에 서방의 자본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공작기계 산업은 제조업의 뿌리를 이루는 근간이다.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봐도 일본·독일 등이 세계 1, 2위의 공작기계 산업국가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IT·BT·NT 등 미래 신산업 분야 성장이 앞으로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때, 결국 한 나라의 성장동력은 이들 산업의 모체인 ‘공작기계’에서 나온다는 말로 귀결된다. 특히 기계가공의 응용분야는 의료기기·정보기기·미소광학·분자조작기기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정밀도 역시 나노미터(100만분의 1㎜) 수준까지 요구되는 게 요즘이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공작기계 산업의 1위국인 일본의 올 1∼4월 공작기계 누계 수출 수주는 5163억엔 규모다. 이는 작년동기 대비 9.9% 늘어난 액수다. 같은 기간 누계 수출액 역시 5041억엔으로 전년비 10.1% 증가했다.

 특기할만 한 점은 중국의 파죽지세다. 공작기계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자동차 부품만 봐도,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 규모는 19억3600만달러다. 사상 처음으로 독일(19억3400만달러)을 추월했다. 이 분야 부동의 1위인 일본(35억7000만달러)과는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 만큼은 세계 각국의 경계 대상 1호다.

 특히 지난 6월19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항공산업이 캐나다의 봄바디어 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으로 중형급 제트 민항기를 개발키로 하고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공작기계 산업에 있어 엄청난 호재다.

 한편 세계 공작기계 시장의 가장 큰 손인 미국의 지난 1∼4월간 누계 소비가 12억5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전미제조업기술협회(AMT)의 존 힐리 회장은 “이 기간 석유산업과 자동차산업의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 중부 공작기계 시장이 호조를 보였다”며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가장 강세를 보여온 중서부 지역 수요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공작기계란=흔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라고 표현된다. IT뿐 아니라 각종 산업의 기초가 된다는 얘기다. 넓은 뜻으로 단조·압연(壓延)·프레스·전단(剪斷) 등의 가공기계까지 포함한다. 기계 공작의 기초가 되는 절삭·연삭 등과 같이 ‘절삭 칩(chip)’을 내면서 금속 등의 재료를 가공, 필요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기계를 말하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소재에서 완제품까지 한 대의 기계로 가공하는 ‘트랜스퍼 머신’이 출현, 자동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전자공학의 발달로 수치제어(NC:Numerical Control) 공작기계가 실용화되는 추세다.

 

◆세계시장 현황

 최근 미국의 가드너사가 발표한 ‘2007년도 세계공작기계 업체 순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공작기계 업계는 일본과 독일의 양강 체제 속에 미국·중국·한국 등의 업체가 그 뒤를 잇고 있는 양상이다.

 20위권 기업 중 일본이 7개사로 가장 많다. 다음은 독일로 6개, 미국과 중국·한국은 2개, 이밖에 스위스가 1개사를 각각 순위권에 포진시켜놨다.

 역시 중국의 다롄기상창과 선양기상창이 10위권 내로 신규 진입한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한국업체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한 17위를 기록했다. 위아는 20계단이나 뛰어올라 19위를 차지했다. 화천기계(72위)와 SIMPAC(89위)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세를 드높였다.

 일본의 도요타와 고요는 지난 2005년 합병을 통해 지난해 ‘J텍트’를 설립함에 따라, 신규로 7위에 진입했다.

◆`IT융합가공장비`가 핵심 트렌드

IT 컨버전스화는 공작기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IT융합가공장비’다.

 IT융합가공장비란 IT를 접목, 부가가치가 향상되거나 신개념으로 개발되는 기계가공과 성형가공, 특수(비접촉) 가공장비 등을 말한다. IT융합가공장비 시장은 공작기계를 기반으로, CMP장비를 비롯해 웨이퍼 가옥장비·디스플레이·소형 액정 등 도광판 가공 장비 등으로 이뤄진다.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가 최근 내놓은 ‘IT융합가공장비 산업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전 세계 IT융합가공장비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5년 400억달러에서 2015년이면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T융합가공장비의 글로벌 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9.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IT융합가공장비의 세계 시장은 글로벌 8강(일본·독일·중국·이탈리아·대만·미국·한국·스위스)이 전체 생산액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강인 일본과 독일, 이들 두 국가가 세계 총생산의 44%를 점한다.

 글로벌 IT융합가공장비 시장은 장비의 고기능화 진전에 따라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2강인 일본과 독일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증가세다.

 특히 중저가 장비시장서는 중국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수요시장서도 높은 증가율을 보여, 세계 총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의 시장으로 떠올랐다.

 한편 최근 글로벌 IT융합가공장비 산업은 디지털화·전자화에 따른 메카트로닉스의 확대와 함께 설계와 AS까지 실시간 연계되고 있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 지능형 로봇 등 첨단산업의 발전에 따른 제조장비 및 지능형 시스템 개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최근 글로벌 IT융합가공장비 시장의 핵심 트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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