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사회도 도박은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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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출범한 세컨드라이프는 세계 최대 온라인 가상 사회로 800만명의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생활을 즐긴다. 세컨드라이프 사용자들은 실제 돈 960만달러와 맞먹는 26억린든달러를 사들였다.

 세계 최대 가상사회에 ‘경건 무드’가 흐르고 있다. 세컨드라이프를 운영 중인 린든랩이 가상사회 내 도박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포브스 등이 30일 잇따라 보도했다.

 린든랩 측은 “무작위 숫자나 우연한 기회로 승자를 결정하거나 현실사회의 스포츠 이벤트 결과에 따라 베팅하는 게임을 전면 금지한다”는 요지의 새 정책을 자체 블로그에 게재했다.

 린든랩은 블랙잭·파이가우·포커·룰렛 등 도박 관련 콘텐츠가 세컨드라이프에 올라오는 대로 삭제할 예정이며 시정되지 않을 경우, 사용자 계정도 폐쇄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관련 행위를 당국에도 상세 보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컨드라이프 내에는 수백 개 상설 카지노가 성업 중이며, 상위 3개 카지노 업체는 매월 1500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든랩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부터 법조계에서 세컨드라이프의 도박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린든랩을 강하게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대부분 변호사들은 세컨드라이프의 린든달러도 환전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사이트 내의 도박 행위도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도박 단속을 강화, 오프라인 카지노들이 온라인인 세컨드라이프로 몰리고 있는 것도 린든랩이 강경책을 내놓은 배경이 됐다. 이번 조치에 앞선 지난 4월 린든랩은 세컨드라이프 내 입점 중인 카지노에 대한 수사를 FBI에 요청하기도 했다.

 세컨드라이프 측은 “도박 게임을 금지함으로써 더 많은 사용자들이 세컨드라이프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로마의 한 신학자가 가상사회에서의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강조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하는 등 실제 생활의 법과 규율이 가상 세계에도 파고 드는 분위기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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