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은 휴대폰 부품](하)변신만이 살 길이다

 이달 초 인천과 부천에 있는 20개 금형사출업체 임직원들이 일본을 방문했다. 다소 보수성을 띄는 금형사출업체들의 방일 목적은 다름 아닌 새로운 기술 발굴이었다. 방문단에 참가했던 한 휴대폰 부품업체 임원은 “일본에 가면 새로운 아이템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처럼 휴대폰 부품업계에 변화와 변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방법론.‘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 지 고민이다. 짧게는 내년, 길게는 5년 뒤 기술 로드맵 작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차선책으로 저가폰 비중 확대, 부품의 모듈화, 급변하는 휴대폰 기술, 상시단가 인하 체계, 해외 생산량 확대 등의 현상에서 답을 찾아라고 조언한다.

우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에 주목하자.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정 거래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특정 휴대폰 기업에 의존도가 높은 부품회사는 또 다른 업체로 채널을 다변화 해야 한다. 올 들어 모젬 등 모토로라의 주요 협력사들이 고전하는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물론 채널 다변화에는 위험부담이 뒤따른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한 번 제조사로부터 괘씸제에 걸리면 후속 개발모델에 필요한 부품 발주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부품의 모듈화’ 트렌드를 감안해 각 회사가 취급하는 부품 수도 늘여야 한다. 물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연관성 있는 부품을 선택해야 한다. 인탑스의 경우, 삼성전자 울트라에디션 U-600에 내장되는 21가지의 부품을 취급할 정도로 부품먹는 하마가 된 상태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최소한 2∼3개 부품을 모듈화 시켜 납품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2차, 3차 벤더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차 협력사 역시 모듈화 된 부품을 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변화지 않으면 공급업체들로 구성된 체인망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다.

첨단 신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력의 차별화를 실현해야 한다.이를 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성일텔레콤의 LED업체인 애피밸리 인수는 M&A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LED는 그 동안 휴대폰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 조명 및 디지털 기기 등 다른 분야로의 접목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탑스 역시 별도의 팀을 구성해 M&A 후보기업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피앤텔 역시 올 초부터 M&A를 염두에 두고 인수대상 후보를 물색중이다. 터치스크린 및 이를 구현할 터치센세 분야도 2007년 휴대폰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기술로 꼽힌다.

이동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반 범용부품 업체들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일반부품에 대한 단가인하는 특정 기업에 최적화된 부품에 비해 단가인하 속도가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가속화 되고 있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해외 생산 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도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휴대폰 생산량의 약 35%인 3000여 만대를 중국에서 생산했으며, 올해에는 중국 생산비중이 40%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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