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소리 공해에서 완벽한 탈출을 꿈꾼다면 슬로칸밸리로 오세요.’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의 슬로칸밸리가 역발상을 실현, 세계 최초의 ‘자발적 휴대폰 불통 지역’이 될 전망이다.
23일 슬로칸밸리 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이 캐나다 서부 최대 통신업체인 텔러스에 송수신탑 설치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텔러스는 밸리 근처의 뉴덴버 지역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송수신소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슬로칸밸리 경제개발국은 텔러스가 송수신탑 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이 지역 일대를 ‘휴대폰 프리 지역’으로 육성한다면, 관광객 유치와 거주민 확대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휴대폰을 아예 못쓴다는 것이 마을의 약점이 아니라, 새로운 강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
슬로칸밸리 경제개발국 빌 로버트씨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연’이라는 탈출구를 찾고 있다”면서 “벨소리가 없는 곳이야 말로 자연의 바람을 들을 수 있는 청정지구이고 슬로칸밸리가 바로 그 곳”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이 무조건적인 ‘기술 반대주의자’들은 아니다. 이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초고속 인터넷망을 건설 중이다. 담당 공무원도 다른 지역을 이용할 때는 휴대폰을 사용한다.
한편 이동통신 업체인 텔러스도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민 전체의 의견인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송수신탑 설치 철회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남쪽에 위치한 슬로칸밸리는 광산 개발로 한때 중형급 이상의 도시 규모를 자랑했으나, 지금은 600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규모 마을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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