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국에서 김치냉장고까지 만들어서 국내에 들여온다는 얘기 아닙니까?”
며칠 전 ‘가전 업계 목죄는 중국발 부메랑’ 기사가 나간 뒤 국내 유수의 김치냉장고 업체 실무자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한국에 진출한 중국 업체가 국내 중소업체에서 김치냉장고를 OE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곧 직접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는 기사 내용에 경악했다. ‘결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치 앞을 못 내다본 결과입니다. 결국 중국 업체에 기술이 넘어가 되레 우리 업체에 위협이 될 만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취재를 하며 만난 압력밥솥 업계 사장의 한탄이다. 그는 “압력기술은 중국 업체뿐 아니라 테팔·내셔널 등 다국적 가전업체도 탐내는 한국인의 창의성의 산물”이라며 “그런데 한국과 중국 밥솥 업체 간 협력이 긴밀해지면서 고급 기술마저 유출될 위기에 처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국내 제조업 생산기지의 중국 이전과 협력에 따른 이 같은 부작용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기업은 생산 원가 절감과 수출 시장 개척을 노리고 중국 업체와 손을 잡지만 정작 중국업체의 속내는 다른 것 같다.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직접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면 언제든 중국 공장에서 스스로 제품을 만들려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듯하다.
이는 중국, 더 나아가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우리 기업들, 특히 압력밥솥·김치냉장고 등 우리만의 고유 기술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에는 치명적이다.
“한 수 아래 기술로만 생각했던 중국 기업이 내수 시장에 미칠 부메랑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중국 생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한 중소 가전업체 사장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김유경기자<퍼스널팀>@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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