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최백준 틸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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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6년이 흘렀지만 그 회의실과 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까지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합니다.”

 최백준 틸론 사장(37)은 2001년 창업 첫 해의 어느 겨울, 한 프레젠테이션 현장이 자신과 틸론의 턴어라운드 시점이었다고 소개했다.

 그 곳은 삼성전자의 TFT LCD 생산 5라인에 서버기반컴퓨팅(SBC) 솔루션 공급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현장.

 “PC에서 가동되고 있던 생산관리 솔루션을 SBC 기반으로 웹패드와 PDA에서 구동해 달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요구였습니다. 방진복을 착용한 상태로 24시간 내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요구사항도 적지 않았죠.”

 당시는 최 사장이 틸론을 창업한 지 5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최 사장은 발주처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프레젠테이션 전날까지 수 많은 밤을 새워가며 솔루션과 시스템을 만들었다.

 “신생 벤처기업인 틸론으로서는 프레젠테이션에 승부를 걸 수 밖에 없었죠. 웹패드와 PDA에 삼성전자 로고까지 부착하는 등 당장 내일이라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결전에 임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후 삼성전자는 결국 틸론을 선택했다. 이후 틸론은 삼성전자 아산탕정사업장의 TFT LCD 7라인에까지 SBC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었다.

 신생 벤처기업이었던 틸론이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갖추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최 사장은 “오로지 기술이라는 잣대로만 틸론을 판단해 준 삼성전자가 지금까지의 고객 중 가장 고마운 고객”이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후 틸론은 신클라이언트를 비롯한 다양한 SBC 솔루션과 시스템을 개발 및 공급하며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SBC 솔루션 ‘투스칸 프로페셔널 서버’를 공급하기로 하고 현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지 SW 유통사인 오리오글로벌이 먼저 틸론의 솔루션 공급을 타진해 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최 사장은 덧붙였다.

 최 사장은 “일본의 SBC 시장은 우리나라의 열배가 넘는 5000억원 규모입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틸론의 기술력을 앞세워 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틸론 측은 LG CNS 현지법인과 마케팅을 협력하는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최 사장은 “신클라이언트를 비롯한 SBC 솔루션과 시스템은 지금까지 기업의 보안 측면에서 주목받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SBC는 활용 여부에 따라 다양한 신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국산 SBC 솔루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틸론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최 사장과 틸론의 미래가 주목된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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