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에 도전한다](1)중장기 개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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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오는 9월에는 우리나라 첫 우주인이 탄생한다. 또 내년에는 전남 고흥의 ‘나로 우주센터(가칭)’가 완공돼 국내에서 제작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리 발사체에 실려 지구 궤도에 쏘아 올려 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우주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자신문은 항공 우주 연구개발(R&D)의 본산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기획으로 우주 강국에 도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기술과 정책·계획을 점검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2030년 12월 나로 우주센터. 거대한 발사체가 굉음을 내며 2톤이 넘는 우주선을 싣고 힘차게 솟아오른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식민지 건설을 위한 달 탐사 길이다. 이 우주선 발사에는 15년 전 만들어진 ‘한국항공우주국’이 중심이 돼 R&D를 주도했다. 이 탐사가 성공한다면 달의 일부분은 향후 우리나라에 자원을 제공하는 식민지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항공우주국은 2040년께 화성 탐사 계획도 내놓았다.

 우리나라 우주 개척에 관한 가상 시나리오다. 물론 나로 우주센터에서는 로켓 발사각이 안 나와 위와 같은 대형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자체 선발한 우주인을 태운 달 탐사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항공 우주 관련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완성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2030년께에 이르러 우리나라는 우주 기술에 관한 선진국 수준의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갈 길 먼 우주 개발=2015년까지 항공 우주 과학기술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모두 16개다. 가장 중요한 제1 과제는 위성체 기술 개발의 자립화다. 차세대용 고속 기동 위성 본체 기술 및 대구경 광학 카메라 기술·레이더영상탑재체(SAR)·위성체 플랫폼 제작 능력 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항우연 측은 2010년까지 SAR가 탑재된 다목적 실용위성 5호를 개발할 계획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와함께 발사체 기술 개발의 자립화와 저가 소형 위성의 수출 등도 현안이다. 항우연은 현재 위성 영상의 수출과 우주 전자부품의 산업화를 위한 연구소 기업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중장기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우주 탐사 프로그램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일본 등 우주 선진국의 국제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초기술을 습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우주 식민지를 둘러싼 경쟁 대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정밀 대형위성시험동 확장 및 로켓 엔진 조립·연소시험동 구축 등 인프라 보강, 우주 관련 고급 인력의 양성 사업, 법·제도적인 우주 개발 체계 확립 등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된다. 과기부는 이를 위해 오는 2016년까지 총 3조5719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뭐했나=우주 기술 개발에는 크게 위성체와 발사체 등 2개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위성체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총 6기의 위성을 개발 중이다.

 다목적 실용위성 3호와 3A호·5호 등은 지상 관측 및 적외선 지구 관측, 전천후 지상 관측 용으로 각각 2009년, 2013년, 2009년 완성된다. 또 소형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3호가 우주 환경 측정 및 선행 기술 시험 우주 관학 연구용으로 현재 개발 중이다. 이외에 내년에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이 공공통신망 구축과 기상해양 관측용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다.

 다목적 실용위성 1·2호는 현재 운영 중이며 우리별 위성 1·2·3호와 과학기술위성 1호는 임무를 모두 종료한 상태다. 발사체 부문에서는 지난 93년과 98년 고체 추진 방식의 과학로켓 KSR-Ⅰ, 98년 단분리형 과학로켓 KSR-Ⅱ이 발사에 성공했다. 2003년에는 액체추진 방식인 KSR-Ⅲ이 충남 안흥 ADD 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됐다.

 현재는 내년 나로 우주센터에서 100㎏급 위성을 쏘아 올릴 KSLV-Ⅰ을 개발 중이다. 이 발사체는 33m크기에 1단은 액체, 2단은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

 ◇지금 해외에선=지난 68년 아폴로 11호로 인간으로는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미국은 오는 2010년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 2012년 유인 탐사선 개발, 2018년 유인 달 탐사 계획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최근 우주산업 재건 계획을 발표하고 총 24기 위성으로 구성되는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을 오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 위성항법시스템은 유럽에서도 갈릴레오프로젝트로 이름 붙여 오는 2012년 상용 서비스에 착수한다. 유럽은 지난 2001년부터 태양계를 탐험하는 오로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위성항법시스템 개발해 달 유인 과학기지 건설·태양계 탐사·은하계 관측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유인 우주선 선조우 5·6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힘입어 2017년 유인 달 탐사를 진행 중이다.

 김창우 과학기술부 우주기술심의관은 “오는 20일 우주 개발 계획에 대한 공청회 외에도 3∼4차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 등을 열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가 간 기술 통제가 심한만큼 기술 자립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백홍열 항우연 원장

 “지난달 만들어진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급변하는 국내외 우주 기술의 발전과 정책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 우주 개발 육성 전략이라고 보면 됩니다. 기존의 사업 중심에서 핵심 기술 확보로 패러다임이 달라진 것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항공 우주 분야야말로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이라고 말했다.

 “미래전은 우주 항공전이기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우주 개발을 통해 초정밀 가공·조립 기술의 확보나 극한 우주 환경을 이용한 신소재, 신의약품 개발이 가능해 집니다. 또 기상·환경·재난 감시, GPS, 위성통신 등 대국민 공공 서비스도 모두 우주 기술 개발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주 기술이야말로 신산업 창출의 돌파구가 되는 셈입니다.”

 백 원장은 항공 우주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나라 기술 수준에 대해 “현재 고해상도 1m 급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위성 개발 능력과 액체추진 과학로켓 개발에 이은 100㎏급 소형 위성 발사체 제조, 위성 관제 시스템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백 원장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및 전천후 영상 획득 위성 개발을 완료하는 시점에 이르면 우주 탐사에 대한 계획이 실행될 것”이라며 “이 때가 되면 과학적인 연구 및 실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우주 연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은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등 하드웨어적인 연구 개발에 집중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우주 분야의 자립을 위해서는 인공위성 등 우주 인프라의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우주 자산의 확보와 더불어 우주 활용과 임무 중심의 소프트웨어적인 우주 개발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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