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한국 등 아시아서도 소매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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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라운드록에 위치한 델 본사. 델은 지난달부터 미국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에서 자사 컴퓨터를 소매 판매하고 있다.

 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한 ‘다이렉트 마케팅’의 대명사, 델이 아시아 시장서 ‘간접판매’로 돌아선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델이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서도 일선 매장을 통한 간접판매에 나선다고 8일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시장에 이어, 이번에 아시아 시장까지 소매 판매를 선택함에 따라, 델은 지난 23년 간 전 세계 시장서 고수해온 직판 방식을 사실상 완전 포기한 셈이다.

 폴-헨리 페랜드 델 아태지사장은 최근 싱가포르 아태지역 본사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는 다양한 나라와 국가가 폭넓게 포진돼 있는 지역”이라며 “따라서 각 국별로 현지화된 매장을 통해 일선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도 하반기 중 인근 매장에서 델 컴퓨터를 직접 보고 만지며 고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뉴스의 눈

 델은 지난달 처음으로 미국내 월마트 스토어즈 매장에서 저가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간부는 “아시아에서 여러 소매체인 및 전문점들과 교섭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업체명 등은 밝히지 않았다.

 델의 간접판매 선언은 ‘아시아’와 ‘개인 소비자’라는 두 개 키워드로 설명된다. 우선 중국·인도 등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 중인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간접판매가 불가피하다는 게 델의 판단이다. ‘관계’와 ‘서비스’를 중시하는 아시아 고객의 특성상 직접 판매만 고수하는 것은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델이 미국 월마트 입성 후 간접 판매 첫 지역으로 아시아를 꼽은 것도 잠재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계산 때문.

 다음은 개인 소비자다. 델 매출의 85%가 기업용 PC라는 점도 그동안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다. 기업 PC 시장은 정체돼 있는 반면, 개인 PC 시장은 성장세이기 때문이다. 개인을 잡으려면, 성능·브랜드·디자인이 모두 중요하다. 여기에 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경험과 사후 서비스도 필수다. 델은 그동안 직판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델 PC를 외면해왔다.

 실제로 HP는 방대한 간접판매망과 첨단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7년 간 PC 시장 1위를 지켜온 델의 ‘왕관’을 빼앗은 데 성공했다. HP는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다. 중국·인도·한국서도 2∼3위를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의 전략변화가 먹혀들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자체 유통망을 마련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뿐만 아니라 유통사(채널)를 관리하는 노하우를 배우는 데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델코리아도 최근 유통 업체 한 곳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본격적인 간접판매 준비에 한창이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정책에 따라 간접 판매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면서 “2010년까지 국내 PC업계 점유율 3위(현재 6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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