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게임 대한민국`](4)`쑥쑥 크는` 해외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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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게임컨벤션(GC)2006’에서 현지 참관객이 엔씨소프트의 북미·유럽시장의 히트작 ‘길드워 나이트폴’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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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는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한국문화원(코리아센터)에선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LA코리아센터에 온라인게임 상설 홍보관이 만들어져 개관식이 열린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태동한지 10여년 만에 세계 게임산업의 심장부에 우리의 ‘알림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2.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의 신흥중심지 에비스가든플레이스. 이날 한국의 NHN,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한빛소프트 등이 주축이 돼 ‘일본온라인게임협회(JOGA)’가 공식 출범했다. 게임이라면 비디오게임 이외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일본에서도 한국 주도의 온라인게임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은 3000억엔 안팎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일본 안방까지 치고 들어간 한국 온라인게임의 기세.’

 세계 게임시장의 변방이었던 한국이 미국·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위상과 진가를 드높이고 있다. 상징적인 위상 뿐 아니라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대외 시장성과라 할 수 있는 해외 매출도 급팽창하고 있다.

 넥슨은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올해 말 연간 매출 중 해외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상매출 3000억원 가운데 약 55%가량을 일본·북미 등 선진 게임시장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북미지역 비공개테스트를 끝낸 인기게임 ‘카트라이더’의 현지 상용서비스가 앞당겨지고, 초반 성과가 좋을 경우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의 60%까지도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 해외 진출 10년만에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버는 게임업체의 등장은 한국이 그동안 주창해 온 온라인게임 종주국 실현이 선언적 목표 뿐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도 입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넥슨은 비즈니스위크가 분석한 대로 지난 2월 한달 간의 ‘메이플스토리’ 결제 금액을 160만달러로 단순 환산할 경우, 단 1개의 온라인게임 서비스로만 연간 2000만달러의 매출을 내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북미 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최근 4년간 300% 가량 급성장세를 지속, 올해말 7억6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5년말 사상최고치에 달했던 해외매출액이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다시 상승세로 반전됐으며 올해 사상최고치 경신을 위한 레이스에 나섰다. <표1 참조>

 해외 매출이야 들쑥날쑥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업계가 오히려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국내매출 대 해외매출 비중의 추이다. 지난 2004년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액은 341억원으로 1037억원에 달했던 국내매출의 3분의1 가량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5년 하반기 해외매출은 875억원을 기록, 국내매출 969억원의 90%까지 따라잡았다. 이후 약간 격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은 777억원으로 국내매출 974억원의 80%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선도업체들이 세계 메이저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면, 중견 후발사업자들은 중국·대만·동남아시장에서 잇따른 흥행 돌풍으로 매출신장 개가를 올리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자사가 온라인서비스하는 하반기 전세계 최고의 기대작 ‘헬게이트:런던’을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3개국에 수출하면서 계약금으로만 5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에 힘입어 한빛소프트는 회사 설립후 누적수출액 1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엠게임도 중국, 동남아시장 및 일본시장에서 국내 매출과 대등한 규모의 해외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엠게임재팬, KRG차이나(엠게임차이나) 등에서 거둬들이는 연간 매출이 2007년 전체 매출목표 1000억원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해외시장 안정세가 더욱 공고해지는 내년부터는 해외에서만 60%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저예산 독립게임’의 대명사로 전세계 게임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오디션’의 해외매출 신장세는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이다. <표2 참조> 전세계 ‘오디션’ 서비스를 맡고 있는 예당온라인의 해외매출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 2분기 현재 1.7배(170%)나 폭증했다. 지난해 1분기 17억9000만원에 불과했던 해외매출은 지난 2분기 60억원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6분기 동안 매분기 한번도 꺾이지 않는 해외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이미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해외매출과 맞먹는 120억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규남 한국게임산업진흥원장은 “세계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급신장하면서 앞으로 한국 게임업체의 해외매출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게임산업진흥원도 국내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과 시장 공략을 총력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해외매출 이들을 지켜보라

 그동안 국내 사업에 치중했던 주요 업체들이 올해부터 해외사업 및 현지 게임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해외매출의 급속한 증가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의욕적으로 발을 내디딘 네오위즈재팬 사업이 올해부터 본궤도에 오르면서 현지 매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초 엠게임재팬과의 연합전선 구축에 이어, 콘텐츠 보강이 뒤따르면서 가파르게 방문자수와 1인당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네오위즈는 연내 중국시장에도 직접 진출, 올해를 글로벌 게임사업 1단계 구상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시장에는 올해 첫 도전하지만, 이미 일렉트로닉아츠(EA)와 공동개발한 ‘피파온라인’이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어, 상용화시점에 따라 연내에 일정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 구축하고 있는 강력한 1인칭슈팅(FPS)게임 라인업과 자체 개발 차기작들을 일본과 중국에 순차적으로 서비스해 매출 증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 게임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올해를 본격적인 해외매출 신장의 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최대 게임유통사인 비벤드게임스 계열의 시에라온라인에 자사 캐주얼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수출해, 곧 북미·유럽지역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 한국의 온라인게임기술과 접목된 캐주얼 농구게임이 흥행몰이에 나섰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주목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 자체 개발과 국내 중심의 서비스로 탄탄한 실력을 인정 받아온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메이저무대에도 성공적으로 데뷔할 지 관심거리다.

 제이씨는 북미·유럽시장에서 ‘프리스타일’의 게임성이 통할 경우, 현재 국내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에어로너츠’ 등 차기작의 세계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사장은 “올해는 네오위즈가 글로벌사업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국내시장의 안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네오위즈로 반드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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