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에스텍시스템 박철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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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기업도 이제는 완벽한 문서 파기가 기업 보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인식할 때입니다.”

 국내 최대 유인 경비업체 에스텍시스템의 박철원 부회장(63)은 요즘 기업을 찾아가 각종 기밀문서를 직접 파쇄해주는 문서 폐기 대행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에스텍시스템이 문서 폐기 대행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고객사들이 전산망의 해킹 방지에는 많은 비용을 쓰면서도 각종 기밀정보가 담긴 서류, 파일철, CD 등을 허술하게 버리는 실태를 파악하고는 보안전문가로서 프로의식이 발동했던 것이다.

 “유명한 대기업에서도 고객 정보가 담긴 문서를 마대자루에 넣어 버릴 정도로 보안의식이 낮더군요. 그래서 우리 회사가 직접 나서자고 생각했지요.”

 사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문서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미국, 유럽에서는 작은 사무실에도 문서세단기가 있어 필요 없는 서류는 즉시 파기하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각종 서류 뭉치를 재활용업체에 파지로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 요즘에는 환경법의 강화로 문서 소각마저 힘들어지자 산더미 같은 서류 뭉치를 손으로 대충 찢어서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박 부회장은 설명한다.

 “문서 폐기 사업에 대해 처음에는 수익성이 없다. 대기업이 품위 없게 폐지 수집까지 하느냐는 등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요. 하지만 토털 보안업체로 성장하려면 기존 방범서비스 외에 고객사의 정보 유출도 막아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스텍은 시간당 1톤 분량의 서류 더미를 처리하는 문서 폐기용 특장 차량을 전국적으로 18대나 운영하고 있다.

 각종 문서를 폐기하는 서비스 비용은 톤당 24만원. 고객사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기관, 금융기관, 대학 등 800여개로 늘어났다. 특히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불필요한 개인 정보가 담긴 문서 폐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정보 유출 방지에 투입하는 비용의 1%만 안전한 문서 폐기에 쓰면 선진국 수준의 정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 부회장은 내친김에 올 하반기 기업 문서를 폐기하는 단계를 넘어 미리 보관해 주는 사업에도 국내 최초로 뛰어들 예정이다. 기업체의 중요한 문서 자료를 맡아서 안전하게 보관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기해 주는 사업 모델이다.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종이로 찍어내는 정보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방대한 문서 자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폐기하는 것도 기업 보안의 핵심 축이란 사실을 널리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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