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7세대 LCD장비 한국기업 줄이어 수주

 LCD 장비업체들이 대만 LCD업체들로부터 7세대 장비를 잇따라 수주,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로 연기됐던 대만 LCD업체의 7세대 증설 투자가 올 하반기로 앞당겨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만 업체가 40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전용라인인 7세대 증설투자에 나서게 되면 그동안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가 90% 이상 장악하며 독과점해온 대형 TV패널 시장이 다자 경쟁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31일 LCD 장비업계에 따르면 대만 2위 LCD업체 치메이옵트로닉스(CMO)가 최근 7세대 2라인 장비 구매계약(PO)을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등 외국업체와도 속속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만 1위 LCD업체 AU옵트로닉스도 7세대 증설 투자에 필요한 장비를 3분기에 발주하기로 하고 관련 업체와 가격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CMO로부터 수십억원에 이르는 7세대 물량을 수주했고 추가 수주 계약을 위한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AUO와도 3분기 발주를 목표로 7세대 장비에 대한 막판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외국계 장비업체 관계자는 “현재 본사가 대만 CMO·AUO와 장비 수주협상을 진행하거나 일부 물량을 수주한 상태”라며 “CMO는 이들 장비를 7-2라인 증설에, AUO는 7세대 1·2라인 증설에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CMO가 이번에 증설할 7-2라인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 기판유리 기준으로 월 3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며, AUO는 이번 투자를 통해 7세대 생산능력을 월 1만5000장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3분기까지 각각 월 18만장, 11만장으로 확대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LPL의 7세대 생산능력에는 못 미치지만 전체 시장의 31%를 차지하는 규모여서 한국 업체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대만 업체가 7세대 설비투자를 서두르면서 삼성전자의 8세대 2라인 투자와 LPL의 5.5세대 또는 8세대 투자 일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AUO가 올해 초 처음 가동한 7세대 1라인의 생산량이 확대되고, CMO의 7-1라인 가동도 임박한 가운데 이들 업체가 추가 증설에 나서게 되면 자칫 공급과잉으로 대형 TV패널의 가격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한국 업체는 7세대 라인 생산품목을 상대적으로 공급이 달리는 IT패널로 전환하고, 8세대 신규 투자를 서둘러 대형 TV패널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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