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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있었던 단속에도 불구, 일부 웹스토리지 사이트에서 불법 스캔 만화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욱이 불법 스캔 만화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헤비 유저의 대부분이 10, 20대의 학생이어서 훈방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웹스토리지가 만화 저작권의 최대 사각지대로 등장했다.
15일 만화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가 포털·웹스토리지 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 불법 스캔 만화 단속을 시행했음에도 웹스토리지 업체들이 여전히 △저작권 보호 대상 만화에 대한 필터링 미 이행 △웹스토리지 업체수 급증에 따른 저작권자의 불법 만화 유통 방치 등 저작권에 무관심한 반응이다. 게다가 영화·음악과는 달리 출판사와 계약이 끝난 저작권자(만화가)들조차 번거로움을 들어 협회에 단속 위탁을 하지 않고 있는 등 저작권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만화계도 불법 만화 스캔을 상습적으로 하는 개인 사용자에게 삭제 및 경고조치를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로인해 웹스토리지 사이트는 지난 한해에만 6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불법 스캔 만화 유통 근절의 최대 장애물로 등장했다.
◇필터링 안 되고, 업체수 급증 2중고=A 웹스토리지 업체의 경우 한국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가 저작권 보호 신청을 한 만화가 금칙어 설정도 되지 않은 채 검색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만화책 한권 분량을 다운로드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내외. 저작권자가 발견 후 삭제 요청을 하더라도 이 정도면 불법 스캔 만화가 유포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웹스토리지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도 저작권 보호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가 현재 불법 스캔 만화 유통이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파악한 업체만도 20곳.
익명을 요구한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업체까지 포함하면 업체 수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며 “이러다 보니 한 업체에 대한 단속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 다른 업체로 사용자들이 대거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관리 위한 신탁 단체 절실=음악이나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업체들과는 달리 만화계에는 정식 등록된 저작권 신탁 단체가 없다는 점도 저작권의 효율적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출판사와 계약이 된 만화가의 경우 출판사 측에 저작권 위탁을 해 만화출판협회를 통해 불법 스캔 만화를 단속할 수 있다. 하지만 출판사와 계약 기간이 끝난 작가들은 저작권 침해 여부를 작가가 직접 밝힌 뒤 만화출판협회나 만화가협회에 단속 위탁을 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작에 집중돼야 할 작가들의 역량이 엉뚱한 곳으로 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음원제작자협회는 저작권 침해가 빈번히 일어난다고 판단되는 웹스토리지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방조를 이유로 가처분신청 등 법적 행동을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만화계에는 이런 대표 단체가 없어 업체보다는 불법 만화 스캔을 상습적으로 하는 개인 사용자에게 삭제 및 경고조치를 하는 수준의 단속만 하고 있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유광남 이사는 “신탁 단체로 등록할 의사가 있지만 단체 운영에 드는 비용 및 인력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대다수, 처벌보다 계도=한국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가 불법 스캔 만화 헤비 유저를 파악해 본 결과 대다수가 10, 20대의 학생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법적 처벌보다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받고 데이터를 삭제하는 수준의 처벌에 그친다.
여기에 대부분의 웹스토리지가 유료다 보니 사용자가 불법 스캔한 만화를 보는 것을 저작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인식도 불법 스캔 만화 근절의 장애물이다.
한국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는 절충안으로 웹스토리지 업체와 협력해 권리가 있는 협의회가 24시간 감시하고 저작권 침해를 한 만화를 삭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