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IT 기업의 상징인 벤큐가 주식 거래 스캔들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9일 EE타임스·블룸버그통신·상하이데일리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대만 검찰은 지난 8일 케이와이 리 벤큐 회장과 현직 임원 4명을 주식내부거래 혐의로 기소하고 이들 중 리 회장과 쉬퍼 리 벤큐 대표, 에릭 유 최고재무관리자(CFO)에 대해서는 또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대만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06년 봄 벤큐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벤큐 경영진들은 시장의 예상보다 손실이 컸던 작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에 700만주를 팔았으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다시 벤큐 주식 700만주를 매수해 700만달러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서 벤큐 경영진은 말레이시아의 역외금융을 이용해 자금세탁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벤큐는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반박하며 “법정에서 가릴 것”이라고 항변했다.
벤큐 측은 성명을 내고 “주식 거래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닌 해외 임직원들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며 당시 시장에는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대부분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부당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사전에 주식을 매각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벤큐 경영진들의 주식 스캔들이 내부 거래로 법정에서 확인되면 최소 징역 7년형이 내려진다.
부당 거래 여부는 조만간 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지만 대만 최대 소비자 가전 업체인 벤큐의 대외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보인다. 대만 투자 회사인 인베스코타이완 조단 첸 대표는 “위기 관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같은 회사들에 우리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서 “몇몇 회사들이 법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회사들은 투자 기피 대상”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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