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연연 평가 결과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탄생 30주년을 맞은 일부 기관은 이번 평가에서 꼴찌에 가까운 점수를 받자,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부터, ‘태도를 바꾸니 점수가 보이더라’는 자신감까지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기관평가 이색기록=이번 평가에서 표준과학연구원의 8년째 ‘A등급’ 행진이 화두가 됐다. 여러 기관에서 비결을 묻기도 했지만 표준연은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 노하우를 감춘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표준연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해 실시한 공공기관 혁신평가에서는 출연연 사상 처음으로 전기연구원과 함께 5단계에 진입, 고객이 좋게 평가하면 기관평가 결과도 좋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재삼 입증했다.
기계연구원과 함께 5년 연속 A등급을 이어가고 있는 전기연구원의 경우는 지리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는데다 인력이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굵직한 연구성과를 내놓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이번에 A를 받아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R&D보다는 경영혁신 점수와 평가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경영부문은 전 기관에서 1등을 기록했다. 이 외에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식품연은 수년째 내리 하위등급을 받아 경영진단이 진행되고 있다.
◇평가 기준 뭐가 바뀌었나=기관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많이 해소됐다는 지적이다. 100점 만점에 70점은 R&D 평가로 진행되고 30점은 경영성 평가가 차지한다. 이 가운데 R&D 평가는 기관이 자율적으로 내세운 성과 목표치를 평가했다. 기관 특성을 반영해 잘하는 것을 내놓아 평가하는 방식이다.
특히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R&D 평가에 계량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전체 R&D 평가 점수 70점 중 50점은 기존의 R&D실적 평가, 20점은 출연연이 과거 표준화시켜온 SCI논문이나, 기술이전 성과 등을 포함시켰으며, 이 또한 자율적인 배점 시스템을 도입, 성과 목표 산정의 형평을 맞추려 했다. 경영부문의 경우는 지난해와 같이 일반지표대로 평가했다.
◇평가 하위기관은 왜?=이번에 하위등급을 받은 핵융합연구소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R&D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다. 처음 평가를 받는 기관이 대개 그렇듯이 자료 작성이 미흡했다. 또 기관 목표의 적정성도 평가의 일부분인데,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아놔 감점으로 작용했다. 경영 부분도 초기라 불안한 상태였다.
한의학연의 경우는 기초 연구회로 옮긴 이후 첫 평가라서 그런지 아직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산은 많이 늘었지만 성과가 뚜렷하지 않고 지난해 노조와의 마찰 등이 경영상 혼란으로 비친 것 같다는 것이 주위의 진단이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평가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인지상정인 것은 알지만 기관장이 임기 만료돼 공모를 앞두고 있는 등 기관이 이슈가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는 사례가 없다고는 말 못할 것”이라며 “평가 위원 스스로 위상을 챙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부산=임동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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